현대·기아차, 실적 부진 美·中 조직 재정비…자율경영체제 강화

현대·기아자동차가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에 이어 미국까지 새로운 진용을 갖추는 등 해외부문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또 글로벌 전략 전문가인 김승진 부사장을 사업관리본부장으로 임명해 해외권역본부 정착과 자율경영체제를 강화한다.

Photo Image
상단 왼쪽부터 김승진 현대자동차 사업관리본부장(부사장), 김선섭 현대자동차 인도권역본부장(전무), 윤승규 기아자동차 북미권역본부장 겸 미국판매법인장(전무), 이종근 기아자동차 멕시코법인(KMM)장(전무), 이경재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법인(KMS)장(상무), 김진하 기아자동차 러시아권역본부장(이사). (제공=현대·기

현대차는 30일 김승진 글로벌미래전략TFT장(부사장)을 사업관리부장에, 김선섭 사업운영전략사업부장(전무)을 인도권역본부장에 임명했다. 기아차는 윤승규 미국판매법인장(전무)을 북미권역본부장(겸직), 이종근 기업전략실장(전무)을 멕시코법인장, 이경재 슬로바키아법인 생산실장(상무)을 슬로바키아법인장, 김진하 아중아지원실장(이사)을 러시아권역본부장으로 각각 발령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월 이용우 부사장을 북미권역본부장으로 발령했고, 지난달에는 미국판매법인장이었던 이경수 부사장을 교체하는 등 미국 담당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또 지난 16일 현대·기아차는 중국사업을 담당하던 설영흥 고문을 비상임 고문으로 발령하고, 이병호 부사장을 중국사업총괄 사장으로 승진, 보임하는 등 중국사업본부 내 주요 임원들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했다. 이날 인사 발표에 따라 현대·기아차 해외부문에 대한 임원 인사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해외부문 임원 인사의 핵심은 그 동안 지속적인 실적 부진을 겪어온 중국과 미국에 대한 전열 재정비에 있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을 필두로 한 해외지역은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량 80%를 상회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0월까지 중국에서 91만대를 판매해 기저효과에도 불구 10% 성장에 그쳤으며, 미국에서는 1.4% 감소한 105만대를 판매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Photo Image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전자신문 DB)

현대·기아차는 중국과 미국에서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실적 부진을 돌파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사는 해외권역본부 체제를 정착시켜 권역별 자율경영 시스템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판단도 엿보인다. 현대차 사업관리본부장에 임명된 김승진 부사장은 글로벌미래전략TFT장을 역임하며 해외권역본부 체제의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온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권역본부 시스템을 그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히는 만큼, 각 해외 권역본부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기아차 는 글로벌 권역본부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본사 조직을 갖췄으며, 올해 7월 이후에는 북미 및 유럽, 인도, 러시아 권역본부를 설립했다. 각 권역본부는 현지 시장전략, 생산, 판매 등을 통합 운영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및 본사와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민첩하면서도 유연하게 현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을 포함한 해외 판매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해외 부문의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며 “글로벌 사업 조직에 대한 전열 재정비를 통해 활력을 불러오고, 동시에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