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래지향 방송의 가치 정립이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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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환경이 보편화되고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플랫폼 사업자다. 출발점이 각기 다르지만 동영상 제공이 중요한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이용자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취향 기반 추천 동영상에 익숙해지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에도 국내 방송 관련 법·제도는 20여년 전에 제정된 통합방송법 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 산업은 융합, 스마트화, 인터넷TV(OTT)같이 기존 방송과 유사한 신유형 서비스의 등장, 글로벌 사업자 국내 진출 등 급격한 변화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방송 관련 법·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돼 왔다.

큰 틀에서 방송 산업의 제도 개편 추진을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은 앞으로 방송이 지향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지금까지 방송은 공익성에 기반을 둔 산업으로 평가받아 왔으며, 국내에서도 공익성이 방송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공익성 구현을 위한 세세한 제도 장치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또 방송이 산업성으로 성장하면서 공공성과 산업성의 조화가 강조돼 왔지만 이러한 부분이 법·제도에 충분히 수용됐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방송에 있는 공공 가치는 미래에도 유효하다. 이와 함께 산업성 가치 역시 중요하다. 이는 방송의 외연 확장과 혁신의 관점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매체는 무엇인지, 산업 성장을 위해 진흥이 필요한 매체는 무엇인지 매체 간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공공 가치 정립은 단순히 선언 차원 논의에 그치지 않고 각 매체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세세하게 부여한 뒤 매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방향으로 행해져야 한다. 예를 들어 공영방송과 지역사업자 역할에 맞는 공공 책무를 각자 부여하고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

산업 가치는 사업자 혁신에서 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 방송을 포함한 미디어 산업은 현재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미디어 산업에서도 혁신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법·제도로 뒷받침하려면 불필요한 규제는 최소화하고 건전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글로벌 사업자 영향력이 커지면서 쟁점이 되는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이슈도 마찬가지다. 국내 사업자의 자체 혁신에서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규제 틀 변화를 이뤄 낼 때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통합방송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OTT 같은 신 유형 방송 서비스 활성화로 방송의 개념과 범주에 대한 고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제기된 방송 산업 관련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더라도 큰 틀에서 법·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 방송이 추구해야 할 미래 지향 가치 정립은 이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미디어미래연구소 노창희 실장 nch0209@mf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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