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눈 속으로 직접 들어가 약물을 전달하는 초미세 로봇이 개발됐다. 안과 치료에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막스플랭크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초소형 의학용 로봇 '나노프로펠러'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크기가 지름 120㎚, 길이 400㎚에 불과하다. 니켈 금속 캡슐로 만든 머리 안에 약물을 넣어 원하는 곳에 전달한다. 캡슐에 붙인 나선 형태 꼬리가 회전하며 전진한다. 외부에서 자기장으로 로봇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할 수 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 로봇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실명까지 유발하는 황반변성 등 안구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은 돼지 눈에 이 로봇을 투입했다. 그 결과 로봇은 30분 만에 각막에서 눈 안쪽까지 도달했다. 이는 비슷한 크기 입자보다 10배 빠른 속도다. 기존 약물 주입 방식으로는 안약을 눈 깊숙한 곳까지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나노 입자를 주입하는 방법도 시간이 오래 걸려 약효가 떨어졌다.
피어 피셔 박사는 “나노로봇은 같은 크기 미세 입자보다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고 크기가 매우 작아 안구에 상처를 내지 않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 로봇이 상용화될 경우 안구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