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모바일게임' '배틀로얄 장르' '참여 e스포츠와 1인 미디어' '게임 맞춤 클라우드 서비스'.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을 관통한 키워드다.
이번 지스타에는 모바일게임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린 하이퀄리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다수 등장했다. 모바일 시장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일보 나아간 그래픽, 사운드, 백엔드 기술로 이용자에게 즐거움과 쾌적함을 선사해 경쟁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넥슨 '트라하' 넷마블 '블레이드&소울(블소) 레볼루션'이 대표적이다. 트라하는 섬세한 커스터마이징과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방대한 오픈필드를 구현했다. 다양한 생활형 콘텐츠를 구현해 PC MMORPG 장르 특성을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현했다. '레볼루션' 타이틀을 계승하는 블소 레볼루션은 언리얼엔진4로 제작한 최고수준 풀3D 그래픽을 보여준다. 150여종 이상 고퀄리티 시네마틱 연출과 성우 풀보이스를 지원한다. 모바일 네트워크 패킷 위에 대전 게임급 지연시간 전투 액션을 담는 기술도 선보인다.
포트나이트와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경쟁 구도가 지스타에서도 구현됐다. 넷마블 부스를 사이에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치렀다.
에픽게임즈는 외국계 게임사 중 처음으로 지스타 메인스폰서를 맡아 포트나이트 알리기 총력전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해운대와 벡스코를 대표색인 보라색으로 채웠다. PC, 콘솔, 모바일 크로스플랫폼 지원 게임답게 다양한 기기를 설치해 함께 시연할 기회를 제공했다. 포트나이트 상징인 배틀버스와 '라마 로데오' 어트랙션으로 관람객 참여를 유도했다.
배틀그라운드는 규모로 포트나이트를 압도했다. 카카오게임즈 200부스, 펍지 100부스에 배틀그라운드 PC, 모바일 시연 장소가 마련됐다. 아프리카TV 멸망전도 카카오게임즈와 관련이 있어 단일게임으로는 최대 규모로 벡스코를 채웠다.
e스포츠는 이제 게임쇼에서 빠질 수 없는 킬러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엘리트 선수가 실력을 겨루는 대결에서 함께 참여해서 즐기는 축제로 진화했다. 스트리머, BJ, 유튜브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관람객과 함께 호흡했다. 1인 미디어를 통한 '보는 게임'으로 추세가 전환된 것과 연결돼있다. 지스타 주최 측을 비롯해 에픽게임즈, 카카오게임즈, 트위치, 넥슨, 넷마블, 아프리카TV는 e스포츠와 1인미디어를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B2B관에는 게임 맞춤 클라우드서비스가 대세였다.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는 국내 게임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최근 클라우드서비스 매출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게임을 통해 30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대부분 게임사는 운용 비용과 공수 부담이 큰 자체 물리 서버를 두지 않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텐센트 클라우드서비스는 처음으로 지스타에 참가했다. 중국 클라우드서비스 1위 알리 클라우드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도 부스를 차렸다.
국내 업체도 다수 참가했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은 지스타를 겨냥해 발표한 '게임팟'을 선보였다. 게임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쉽게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게임베이스2.0'을 내놨다. 글로벌마켓 표준인증을 사용해 결제, 운영, 분석 도구 등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기능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SK C&C도 게임에 특화된 클라우드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부산 개최 10년을 맞이하는 지스타는 시 차원에서 힘을 주는 국제게임쇼로 위상을 정립했다. 이제는 급변하는 세계 콘텐츠 시장 정세 속에서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행사로서 역할을 수행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첫날 유료 바이어 1779명이 지스타를 찾았다. 전년대비 30%가 증가했다. 그러나 그동안 비즈니스 상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 게임과 중국 바이어는 잘 보이지 않았다.
중국 수출이 막힌 여파가 지스타까지 미쳤다는 분위기다. 한국 게임 외자 판호 발급이 막힌 가운데 내자 판호 발급도 어려워졌다. 중국 정부 게임규제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 지스타가 한국 게임산업을 증명하고 이를 이어갈 수 있는 장치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