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조원 규모로 예상하는 중국 저작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정식 관문이 생긴다. 국내 기업이 지식재산권(IP), 저작권을 중국 정부에 등록하고 이를 근거로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정식 추진하는 길이 열린다. 부산 지스타 현장을 찾은 친즈융 중촨웨중문화발전 대표는 전자신문과 만나 “MBC, SM C&C 스마일게이트, 넷마블 등 게임·엔터테인먼트 한국 기업을 만났다”면서 “이들 기업이 자사 저작권과 IP를 IPCI 플랫폼에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촨웨중은 중국 국영기업 중국문화전매그룹이 100% 출자한 자회사다. 행정은 문화부가 맡고 출자 등 회계는 재정부가 관할한다. 중국 정부는 중촨웨중을 통해 올해 9월부터 IP 등록관리 플랫폼 IPCI 운영에 들어갔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권리자와 사용권을 정확히 명시한다.
지금까지 게임, 영상, 웹툰 등 각 분야에서 300여개 IP가 등록했다. 접수를 신청하고 등록을 기다리고 있는 IP는 약 700개다. 한국 기업 가운데 위메이드, 웹젠이 중국에서 인기 높은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 '뮤' 등을 등록했다. IPCI에 저작권과 IP를 등록하면 중국 정부가 공인한 것과 다름없다. 중촨웨중이 이를 근거로 직접 중국 내 불법 콘텐츠를 단속한다. IP를 원하는 현지 기업과 IP 거래 등 비즈니스 매칭도 주선한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올해 중촨웨중과 협력해 자사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를 IPCI에 등록하고 중국 내 사설 서버 양성화에 나섰다. 수 개 사설 서버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로열티를 받기 시작했다.
IPCI는 모든 형태 저작권 IP 등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포맷을 등록하면 중국 내에서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법률 근거를 갖는다. 최근 한국 방송사는 중국의 무분별한 방송 프로그램 포맷 카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중국 저작권, IP 시장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저작권 침해 사각지대를 없애고 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저작권산업 발전보고서 2018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 저작권 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27.2% 증가한 6365억위안(약 103조원)이다.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2% 증가한 2355억위안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온라인 생방송 시장이 약 400억위안으로 2위를 기록했다. 온라인 뉴스정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305억위안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 뉴스가 전체에서 약 75% 이상을 차지했다.
2016년 중국 저작권 산업 경제공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저작권 산업 부가 가치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7.3%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친즈융 대표는 “중국 내 저작권 등록은 저작권과 IP 보호를 위한 필수 과정”이라면서 “정부가 운영하는 IP 등록 플랫폼을 통해 많은 한국 기업이 권리를 지키고 제값을 받으면서 중국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