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핀테크 기업과 접점 확대..."금융혁신특별법 도입 기대"

금융투자업계가 핀테크 기업과의 접점 확대가 늘고 있다.

정부 차원의 강력한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입법 의지에 그간 법·제도 등의 한계 등으로 핀테크 혁신에 나서지 못했던 증권사도 다양한 핀테크 기업과 사전 교감을 나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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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특화 증권사를 중심으로 핀테크 기업과 긴밀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6월 '미래에셋 디지털 혁신 플랫폼'을 열어 유망 핀테크 기업 발굴에 나섰다. 회사의 디지털 혁신에 필요한 과제를 제시하고, 핀테크 기업과 공동으로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 인공지능(AI)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와 목소리를 이용한 본인인증 서비스 등을 위한 파일럿 테스트에 들어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의 새로운 기술과 증권사의 업무를 어떻게 결합하면 좋을지에 대해 핀테크 기업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유망 기업에는 투자를 비롯해 서비스 상용화 등 다양한 협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은 종합자산관리(PFM) 핀테크 업체 레이니스트와 신한금융투자 등은 해외송금전문업체 토스와 업무 제휴에 나서기 시작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뱅크 등 대형 IT기반 결제 사업자뿐 아니라 핀테크 스타트업과도 전방위 협력 체제가 이뤄지는 추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IT 담당 임원은 “증권사가 종합 자산관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증권사에서 모든 자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금융당국의 해석이 있어야 하겠지만 암호화폐 시세와 관련한 단순 정보 등은 증권사 HTS 등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가 이처럼 선제적으로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업에 나서는 것은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 등 추후 변화할 금융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금융투자업계는 자본시장법 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지정대리인 제도 도입에도 핵심 서비스 위탁이 불가능했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금융혁신지원특별법과 정부가 추가 도입을 예고한 자본시장 혁신과제에 따라 사실상 금융투자업 모든 업무에 대한 위탁이 허용됨에 따라 금투업계도 뒤늦게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디지털담당 임원은 “그간 핀테크 기업과 협력을 시도했지만 새롭게 개시할 수 있는 분야가 워낙에 적어 추가 시도를 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금융혁신특별법이 통과되면 특정 분야에는 당분간 배타적 사업권 등을 획득할 수 있는 만큼 유망 핀테크 기업과 한 발 빠르게 협력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핀테크 스타트업도 증권사와 협력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대우와 뉴스 큐레이션 시범테스트를 진행 중인 자이냅스의 주동원 대표는 “뉴스 큐레이션을 통한 추천 서비스는 특히 금융투자업계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대형 증권사와의 협력을 통해 실제 서비스를 결합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됐다는 점에서 더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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