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차량공유에 이어 무인항공 드론 분야에 투자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빠르게 대응한다.
현대차는 미국 드론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톱 플라이트 테크놀러지스(Top Flight Technologies)'에 전략 투자를 단행한다고 15일 밝혔다.
투자는 지분 투자 방식으로 이뤄지며 투자 규모는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2014년 설립된 톱 플라이트는 무인항공 드론 전문 개발 스타트업이다. 드론을 구동할 때 하이브리드와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기술로 독보적 입지를 갖추고 있다.
톱 플라이트가 특허를 보유한 하이브리드형 드론은 기본 배터리 외에 발전용 소형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비행 중에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해 동력원으로 활용한다.
톱 플라이트의 하이브리드형 드론은 4㎏ 화물을 싣고 2시간 이상, 10㎏ 화물을 싣고는 1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드론을 활용한 화물 운송이나 실시간 검사·감시 서비스 등 사용자 요구에 따라 최적의 활용도를 제공하는 통합 관리 시스템도 갖췄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톱 플라이트와 고성능 드론을 활용한 차세대 이동수단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접목한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무인항공 드론 시장은 2016년 56억달러 규모에서 2019년 122억달러, 2026년에는 221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두드러지게 활용되는 분야는 군사용과 취미용이고 상업용은 10% 미만에 불과하지만, 빠른 기술 발전으로 앞으로는 상업용 드론이 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는 물류 산업으로, 이미 글로벌 인터넷 쇼핑몰 업체와 음식 배달 업체가 드론을 활용한 단거리 배송서비스를 시범 적용 중이며 택배 업종에도 드론이 등장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체도 앞다퉈 드론을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포드는 자율주행 밴에 드론을 실어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토리버리'를 선보였고, 아우디는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공동으로 항공택시 차량인 '팝업 넥스트'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도서 산간 지역 등 교통이 불편한 지역으로 정비 부품 운송이나 공장 내 부품 운송 등에서 드론 기술이 활용된다면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모빌리티 서비스, 3D 정밀지도 제작, 차량·부품 검수, 현장 안전관리, 스마트시티 시설통합 운영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성능 무인항공 드론 기술이 적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 크래들 실리콘밸리의 존 서 상무는 “톱 플라이트의 장거리 비행 기술과 항공물류 및 지도 분야 새로운 솔루션은 현대차 미래 사업에 유용하게 접목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혁신을 주도하는 기술 개발 업체를 계속 발굴하고 투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