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3인이 29일 한 자리에 모였으나 날선 신경전만 벌이다 끝이 났다. 특별재판부, 국정조사, 예산국회 등의 현안은 진전이 없었다.
문 의장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례 회동을 가고 정기국회 현안을 논의하려 했다.
그러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시작부터 상대에 대한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가 넘어서는 안 되는 금도를 넘어서,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난하는 것을 넘어 국회의 품격까지 의심하게 하는 여러 공방전이 있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야당에서 5·18 진상조사 규명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위원회를 구성조차 못 하고 있고, 대법관 인사청문요청서가 국회에 와 있는데 법적 시한이 지나도록 아직 청문위 구성도 못 하고 있다”면서 “환경부 장관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있으면, 이를 포함해 청문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홍영표 원내대표의 말을 일축했다. 대통령이 경제를 걱정해 추진한 법안은 모두 협조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이렇게 국회가 무시당하고 '패싱' 당하는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국회는 위기”라고 꼬집었다. 평양공동선언 비준 등에서 국회 비준을 하지 않은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은 제왕적 수준을 넘어 거의 황제폐하 수준의 통치행위”라고 주장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안타깝다'고 했다. 갈등을 풀고 경제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데 정쟁만 격화되고 있다고 했다. 거대 야당의 정쟁에 민생현안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뜻이다.
여당을 향해선 “야당의 지적에 겸허한 자세로 귀를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채용세급 국정조사는 민주당이, 특별재판부 문제는 한국당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대 양당의 결정을 촉구했다.
문 의장은 “여기서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이야기하면 싸움만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은 우리만 본다.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