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정책을 수립하면서 산업계 목소리를 반영할 기회가 부족했습니다. 정부와 기업 요구사항을 균형 있게 접목할 정책을 제안하겠습니다.”
유승준 한국바이오협회 부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바이오 정책 수립, 평가 전문가다. 10년 넘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근무하다 2016년 민간기구인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바이오경제 시대가 도래한 배경과 우리나라가 추구해야 할 혁신을 전파하는데 앞장섰다.
그가 KISTEP을 나와 협회로 자리를 옮긴 것은 정부-산업계의 칸막이가 생각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정책을 수립하면서 산업계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현실에 문제를 느꼈다.
유 센터장은 “10년 간 KISTEP에서 근무하면서 바이오산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정책 대부분이 과학기술 분야에 국한됐다”면서 “산업계 목소리가 반영된 균형 잡힌 정책이 중요한 상황에서 산업을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KISTEP 시절 기획한 정책은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에 앞장섰지만, 아쉬움도 크다. 당초 한 군데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오송, 대구로 나눠졌다. 자생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유 센터장은 “하나에 집중했으면 좋았겠지만, 반드시 두 개가 돼야 한다면 하나는 수도권에 지어졌으면 시너지가 컸을 것”이라면서 “공공성과 수익성이라는 정체성이 혼재된 문제도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지원을 줄이면서 자생력을 키우라는 압박을 주고 있는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생존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서비스 모델을 확정해 수익 사업을 만들어야 평가의뢰, 입주 등 기업이 몰린다”고 덧붙였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를 맡은 지 2년 반이 흘렀다. 그가 센터를 맡은 것은 바이오기업이 활용할 전문 보고서를 양산하고, 정부에 산업계 요구사항을 반영한 정책 제안이 목적이다. 협회 씽크탱크 역할도 맡고 있는 센터는 '한·중·일 신약 파이프라인 분석' '한국 바이오인력 분석' '바이오산업 블록체인 활용 방안' 등 전문 보고서를 꾸준히 제공한다. 산업계에 바이오 트렌드를 분석해 제공하고, 정책 제안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유 센터장은 “바이오산업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산업 육성 근거를 만들기 위해 데이터가 필요하다”면서 “바이오 혁신 역시 정부 정책만으로 어렵고 산업계 주도 혁신이 필요한데, 이 근거 자료 역시 우리 센터가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매년 국내 최대 바이오 행사 '바이오 플러스'를 개최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10개국 약 2000명 정도가 참석했다. 내년에는 30개국 3000명 참석이 목표다. 해외 바이오 유명인사, 기업 초청도 유 센터장 공이 컸다. KISTEP 국제협력센터장을 역임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탄탄히 다졌다.
유 센터장은 “바이오 플러스는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행사”라면서 “내년 행사에 풍부한 콘텐츠를 기획하는 한편 꾸준히 이슈를 발굴해 미래 비즈니스를 준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