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Twizy)'의 세계 두 번째 생산기지로 우리나라 부산을 최종 선택했다. 1년여 동안 계속된 부산과 대구 간 공장 실사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력을 택한 결과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가 최근 트위지의 반제품조립방식(SKD) 생산라인을 르노삼성 부산공장으로 확정했다. 르노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실사단을 파견해 부산과 대구 등을 대상으로 자체 평가와 정책 등 시장 전반을 점검했다. 이후 지자체 정책 지원에 강한 대구보다 완성차 생산 경험이 많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최종 택한 것이다. 다만 대구와는 전기트럭 등 다른 분야의 협력에 나설 방침이다.
트위지 국내 생산 결정은 국내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데다 현지 생산으로 물류·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향후 동남아 등 해외 시장 진출 거점으로도 활용한다는 종합적 계산이 깔렸다.
부산공장은 하나의 라인에서 모든 차종을 생산하는 '혼류생산'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트위지 생산을 위해 추가 라인을 만들 필요가 없다. 다만 자체 생산라인 이외에 별도 생산라인 구축 가능성은 타진중이다.
트위지 국내 생산으로 르노삼성 전기차 시장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배터리 등 다수 부품 수급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에어컨, 히터가 없는 트위지 단점을 현지화로 보완할 수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트위지 공장이) 부산으로 기운 건 사실이지만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건 밝힐 수 없고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지는 2012년 출시된 이후 유럽 위주로 일반 가정 세컨드 카뿐만 아니라 카셰어링·공공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 2만대 이상 판매된 인기 차종이다. 트위지 국내 판매 가격은 1500만원대로, 정부 보조금(578만원)과 지방자치단체(124만~500만원) 추가 지원금을 합치면 500만~800만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한편 르노 트위지 전담 공장인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은 르노의 전기차 모델의 배터리 조립 센터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지 생산물량 60%가 아시아권에서 판매되기 때문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