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항공업계 성수기인 3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항공업 특성상 유류비가 전체 영업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미·중 무역전쟁, 원화 약세 등으로 환율 환경도 불안정해지면서 당분간 실적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3조4508억원, 영업이익의 경우 0.3% 증가한 356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영업이익(3555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낮은 수익성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3분기 매출액이 1조7857억원으로 전년 대비 9.50% 증가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1155억원으로 지난해 분기보다 2.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 분기 사상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도 이번 3분기에는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올 3분기 매출이 32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0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04억원)와 거의 같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진에어는 3분기 매출이 2749억원, 영업이익 331억원을 거둘 것으로 컨센서스가 제시됐다. 티웨이항공은 매출액 2136억원, 영업이익 237억원이 예상된다. 특히 진에어는 지난 8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규 노선확대와 항공기 도입에 대한 제한조치를 받으면서 당분간 성장세를 돌아서기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항공업계가 성수기에 실적 부진을 겪은 이유는 '고유가' 때문이다. 최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서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도 82달러를 넘겼다. 지난달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약 30~40%를 차지한다. 때문에 대한항공은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연간 약 3300만달러(약 37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약 1300만달러(약 150억원) 손실을 입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불안정한 환율 상황도 항공업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유류비, 항공기 임대료 등 영업비용을 달러로 결제한다. 대한항공은 연평균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약 200억원 추가 비용부담이 생기고 연말 환율 10원 상승시에는 약 840억원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172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환율, 여행수요 등 영업 환경이 올해 3분기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항공업종에 꾸준히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31원을 웃돌고 WTI는 배럴당 72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