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률은 경제상황에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인상률은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도록 적정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근로시간에 주휴시간 합산을 명문화하는 것은 경영계가 반대하더라도 강행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장관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1990년대 2000년대 초반 두 자릿수가 넘는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졌지만 당시 우리 경제가 이를 감내할 수 있어 부작용 없었다”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할 수 있는 우리 경제 상황을 구축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좋아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아도 된다”라며 “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던 지난해에는 경제상황이 좋아 이 정도(1060원·16.4%) 인상해도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거 같지만 그 이후로 갑자기 경제가 다운턴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많이 올렸더라도 올해 경제상황이 달라져 최저임금 인상률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어 “지금 경기도 안 좋고, 대통령도 이미 2020년 1만원 최저임금 공약을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고 사과한 바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이 경제상황과 고용상황을 보면서 적절한 수준에서 결정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진) 지금 상황에서는 소상공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 어려움을 어케든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찾아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장관은 올해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적·경기적 요인도 있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사업주, 특히 소상공인에게 많은 부담이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그게 일정 부분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계 등 경제계에서 강력히 요구하는 '주휴수당 폐지' 부분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입법예고한 최저임금 산정 시 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합산하도록 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이 장관은 “국회에서도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 시 209시간이라는 주휴시간을 포함한 시간을 염두에 뒀다”라며 “근로기준법에는 모든 근로자에게 주휴수당 주도록 돼있다. 주는 게 당연 한거고, 대기업만 주휴수당 주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어떤 차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가피하지만 시행령 개정안대로 해야만 되고, 시행령대로 하는 게 기존 상황을 바꾸는 것이 아닌 기존 방식 그대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정근로시간에는 주휴시간이 포함되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개정은 오해의 소지를 없애려고 변경하는 것 뿐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공공기관 단기 일자리 확충'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일자리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 파트가 그 것인 정도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고용 상황이 어려웠을 때 정부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를 만들어 취약계층에 주는 건 2000년대부터 해왔던 고용 대책”이라며 “임시·일용직 근로자 보호를 위해 국가가 예산을 투입하는 일자리라도 만들어서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