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바이오 경쟁력 세계 26위, UAE보다 낮아...규제·인력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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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바이오 경쟁력 순위(자료: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 경쟁력이 세계 54개국 가운데 26위로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바이오 산업 후발 주자인 아랍에미리트(UAE·24위)보다 낮았다.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 기반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바이오 상장기업 성과와 교육·인력은 최하점을 받았다. 전문 인력 양성과 혁신 규제 개선 없이 바이오 강국은 구호에 그친다는 우려 목소리가 높다.

14일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월드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 경쟁력은 2016년보다 두 계단 떨어진 26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싱가포르, 홍콩, 일본에 이어 4위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2009년부터 7개 부문 수치를 매겨 국가별(54개 대상) 바이오 산업 경쟁력 순위를 평가·발표한다.

우리나라는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09년 15위를 기록한 후 2013년까지 해마다 순위가 하락, 24위까지 떨어졌다. 2014년 23위로 한 계단 올라섰지만 2016년 24위, 2018년 26위를 각각 기록해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6위이던 UAE가 올해 두 계단 올라서 우리를 앞질렀다. 중국, 대만은 27위로 추격 중이다. 30위 말레이시아와도 격차가 줄었다.

우리나라는 '바이오 상장기업 성과(생산성)'와 '바이오 혁신 노력(바이오 집중도)' 부문(10점 만점)에서 최하점인 0.1점과 0.8점을 받았다. '0점'대 평가는 우리나라 바이오 생태계 조성이 조사국 가운데 가장 뒤처졌음을 의미한다. '바이오 분야 훈련 인력'(4.8점)과 '사업환경과 자본이용'(5.1점)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연구개발(R&D) 투자는 10점 만점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민간에서 막대한 투자가 쏟아지지만 적절한 곳에 쓰이지 못하거나 투자하고도 회수가 어렵다는 의미다.

2016년 조사와 비교해 확연히 개선된 부분이 없다. 7개 분야에서 1점 이상 오른 부문은 한 곳도 없다. 총점 역시 2016년 21.0점에서 올해 21.8점으로 0.8점 오르는데 그쳤다.

정부가 바이오 강국 실현을 외치고 있지만 고질화된 현장 문제는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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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산업계는 바이오 기업 상장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시행됐어도 바이오 기업이 통과한 사례는 2015년 10개를 정점으로 매년 6~7개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 인력 양성도 마찬가지다. 한 해 평균 바이오 학과 졸업생이 1만 명에 이르지만 관련 기업에 취업한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UAE는 2015년 신약 승인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신흥국 가운데 신약 승인 기간이 빠른 데다 임상시험수탁(CRO) 분야가 선진화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바이오 기업 상장을 확대하고 각종 정치·회계 이슈를 최소화해 시장 중심적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바이오 경쟁력 순위에서 미국이 1위를 기록했다. 세계 바이오 인력 양성 메카 싱가포르는 2016년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이 톱5를 구성했다. 2016년까지 톱5에 속해 있던 일본은 여섯 계단 하락, 11위를 기록했다.


<표1, 연도별 우리나라 바이오경쟁력 순위(자료: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월드뷰)>

<표2, 우리나라 바이오분야 국가 경쟁력 7대 부문별 점수 비교(자료: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월드뷰, 생명공학정책연구소)>

韓 바이오 경쟁력 세계 26위, UAE보다 낮아...규제·인력 '낙제점'
韓 바이오 경쟁력 세계 26위, UAE보다 낮아...규제·인력 '낙제점'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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