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정감사]'평화 도래' vs '군 무인기 무용지물'...강경화, 5.24 조치 해제 검토 중

남북관계 훈풍에도 국회에서 '평화'와 '안보'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10일 여당은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안보 공백이 벌어졌다”고 반박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을 두고도 대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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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감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놓고 충돌했다.

남북군사합의서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도출된 결과물이다.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조치가 담겼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강력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적극 이행하면서 본연의 임무에 더욱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재래식 무기를 통한 우발적 전쟁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무인항공기(UAV)를 통한 북한 정찰이 제한을 받는 안보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은 육군 전방 부대의 무인기가 사실상 무용지물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남북이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서부 10㎞, 동부 15㎞의 무인기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기로 합의, 탐지거리가 수백m에서 수㎞로 짧은 육군 군단급 이하 무인기는 사실상 북측 지역에 대한 감시 임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소속 서청원 의원은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시범철수에 대해 “그들(북한)은 160개인데 우리는 60개로 1대1 철거는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우리가 북한에 우위에 있는 것이 첨단장비인데 비행금지구역 설정도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서해 상에 완충 구역을 설정해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며 “(서해 상의) 북한 전력은 우리의 3~5배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전력규모를 생각한다면 서해 완충 구역 설정이 우리 측에 상당히 유리하게 설정됐다”고 반박했다.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선 5·24 조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5·24 조치는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 조치다. 이 조치가 내려진 후 사실상 남북교류가 중단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5·24 조치 해제를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의원이 금강산 관광을 언급하며 “(국제사회) 제재 대상이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5·24 조치에서 금지해서 못가는 것이냐”고 질의한데 따른 답변이다.

강 장관은 “그렇다(관광 재개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아니라 5.24 조치로 못하는 것이다)”며 “(5.24 조치 해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5·24 제재 중 웬만한 것은 유연화됐고, 교역과 신규투자 두 가지 남은 걸 풀겠다는 것인데, 이는 북한이 요구하는 것을 선물로 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리스트 제출, 미국의 상응 조치 등을 두고 빠진 우선순위 논란에 대해 “신고서 제출에 대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해야 하며 비핵화의 핵심”이라면서도 “이 과정에서 신뢰구축을 위해 북이 명시적으로 공약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그에 대한 상응조치를 제공하면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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