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노조 "매각 관련 징후 많아" vs 오비맥주 "사실무근"

국내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 매각설이 수면 아래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사실무근으로 일단락 됐지만 인수주체를 달리한 매각설이 꾸준히 나온다. 노조 측도 매각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지만 오비맥주 측은 “매각에 대한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회사 측과 오비맥주 노동조합간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지난 1일 결렬됐다. 현재 노동위원회에 쟁의를 신청했으며 11일 조정심판을 받을 예정이다. 노조는 12일 '노조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조정심판 내용에 대한 노조원 의견을 수렴한 이후 찬반투표를 진행해 총파업 유무를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교섭 결렬 여러 원인중 하나로 '매각에 대한 회사 측의 불확실한 입장 표명'을 꼽았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매각이 사실이면 내용을 통보해주고, 매각을 하지 않는 것이면 확실하게 증명하고 이익에 대한 국내 투자를 약속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한국 경영진은 매각에 대해 알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면서 “매각건은 경영에 대한 사안으로 교섭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매각 징후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사 후 매각 과정을 5차례 겪었다는 한 노조 관계자는 “현재 내년도 목표와 예산 등을 수립하는 과정이 과거 매각 당시와 너무나 흡사하다”면서 “직원들이 매각에 대한 여러 징후를 느끼고 있어 내부적으로 동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 측은 단호하다. 국내 맥주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투자를 줄여나가는 것은 보편적인 시장 트렌드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비맥주 경영진이 모르는 상황에서 매각 과정이 진행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매각에 대해 논의하거나 실사 등 어떠한 과정도 진행하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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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오비맥주 모회사 '안호이저 부시-인베브(AB인베브)'는 매각설이 제기됐을 당시 “시장에서 흘러다니는 소문에는 일일이 답변하고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브루노 코센티노(고동우) 오비맥주 사장은 전 직원에게 “매각설은 사실무근이고 매각과 관련한 어떠한 일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AB인베브는 2014년 오비맥주 인수 당시 “오비맥주를 재매각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특히 비공식 자료지만 한 소식통에 따르면 AB인베브 인수합병(M&A) 리스트에 한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시장 1위 업체 매각설이 제기될 정도로 국산 맥주 업체가 수입맥주에 비해 역차별을 받으며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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