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삼성전자 법인세 부담이 미국 애플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올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분(2000억원)보다 법인세 증가분(8000억원)이 더 높아 기업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018년 상반기 한국 반기보고서와 미국 10-Q 연결손익계산서 법인세부담 비중을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28%)가 애플(14%)을 역전했다고 27일 밝혔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현대차(24.9%)가 포드(13.9%), 철강분야에서 포스코(31%)가 누코(23.5%)보다 법인세 부담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한·미간 법인세부담 역전을 지난해 한국의 법인세율 인상(22→25%)과 미국의 법인세율 인하(35→21%)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분석 결과 세율 인상이 적용돼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의 영업이익,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증가보다 법인세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났다.
2017년과 2018년 연속 법인세비용과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흑자인 450개사 영업이익이 27.7%,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27.3%이 증가했지만, 법인세부담 증가율은 49.3%에 달했다. 영업이익이 13조3000억원 증가하는 동안 법인세부담이 5조3000억원 늘어난 것. 때문에 영업이익 증가분의 39.8%가 법인세부담으로 귀결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2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법인세 비용은 8000억원 늘어나 영업이익이 정체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법인세 부담이 더 크게 늘었다.
그 결과 조사대상 전체 법인세부담 비중은 2017년 상반기 20.5%에서 올 상반기 24.0%로 3.5%포인트(P) 증가했다. 법인세부담 비중은 재무제표에서 기업의 당기순이익에 해당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대비 법인세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한경연에 따르면 법인세차감전순이익 1500억 이상 기업 50개사 영업이익 증가율은 33.3%였지만 법인세비용은 58.5%로 부담이 급증했다. 50개사에 늘어난 법인세비용이 5조2000억원에 달해, 전체 법인세 비용 증가분(5조3000원)의 98.1%에 달했다.
인상 대상이 아닌 나머지 상장사는 영업이익이 1000억원 감소(-1.9%)했음에도 법인세비용은 1000억원 증가(6.9%)했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에 비해 법인세비용 증가가 더 커져, 50개사의 법인세부담 비중은 20.5%에서 24.1%로 3.6% 포인트 증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법인세율 정책 변화가 세계에서 경쟁하는 대표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역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우리 기업의 투자 여력과 글로벌 경쟁력 증대를 위해 세계의 법인세율 인하경쟁에 동참해야 하며 실질적 부담 완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