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그룹이 내년에 현 디터 제체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후임으로 40대 전문경영인을 점찍었다.
다임러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전환이 빨라지고 있는 독일 자동차업계에서 경영 전환에 한층 가속도를 낸다는 분석이다.
새 CEO로 선임된 올라 칼레니우스는 '비(非)독일인' 출신으로서 처음으로 다임러 CEO에 오를 전망이다. 올해 49세인 그는 스웨덴 출신이다.
올라 칼레니우스는 1993년에 다임러에 입사, 2009년 메르세데스 벤츠 미국 지사장으로 발탁됐다. 2015년 모기업인 다임러그룹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유력한 새 CEO 후보로 점쳐졌다. 그는 과거 다른 다임러 CEO와 달리 트럭 부문을 거치지 않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신기술 연구개발(R&D) 부문을 진두지휘해왔다. 독일과 미국에서 두루 쌓은 국제적 경험, 신기술 개발에 앞장서 온 경력 등이 다임러 새 CEO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최근 미·중무역전쟁과 디젤차 규제 등으로 인해 수익이 주춤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 필요성이 높아졌다. 다임러는 지난 6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중 최초로 연간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아울러 다임러는 내년에 주요 사업부문을 독립 회사 체제로 분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다임러가 그룹을 각각 자동차, 트럭사업 부문과 새로운 승차공유(카셰어링) 회사로 쪼갤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새 회사 구조는 CEO가 보다 유연한 결정을 내리는 데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디터 제체 CEO는 2006년에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CEO로 처음 임명돼 12년간 재직했다. 재임 기간 동안 미국과 중국에서 경쟁자를 제치고 자리 잡는 등 큰 성과를 냈다.
만프레드 비숍 다임러그룹 이사회 의장은 2021년 사임을 염두에 두고, 내년에 디터 제체 CEO에게 의장직 승계를 제안할 계획이다. 다임러 내부 규정에 따라 제체 CEO는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되기 2년 전까지 감독위원회에서 근무하는 '쿨링오프' 기간을 가져야 한다.
주주들은 다음 연례 총회에서 변경사항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