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건 가천대 게임대학원 교수는 최근 부산정보산업진흥원(원장)에서 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서 교수는 “국내 유일 게임대학원에서 지난 30년간 민간과 공공영역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후학을 위해 활용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급변하는 게임산업 현장과 밀접하도록 살아 있는 교육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게임산업에 40대 개발자가 많아지면서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게임분야 학위과정이 필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게임산업 많은 이슈들을 연구하는 역할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서 원장은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 산업문화진흥본부 본부장을 거쳐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몇 년 전부터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부산인디커넥트(BIC)페스티벌 조직위원장,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을 맡으며 진흥의 한축 역할을 했다.
그는 한국 게임생태계가 산업 뿐 아니라 문화 측면에서도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게임업계에서 첫 코스닥 기업이 탄생한다고 좋아했던 기억이 어제 같은데 지금은 25개 상장기업이 있다”면서 “상위 기업들은 조단위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기업 면모를 만들어 가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외적 경영 환경변화 속에 생존을 위한 전략 하에서 등장한 다양한 비지니스 모델도 존중한다”면서도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게임업계가 지적 받는 확률형아이템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소회다. 그는 “인디게임이 게임의 다양성이나 양극화를 해소해 가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건전한 게임문화를 위해 기업과 성인 세대 역할을 강조했다. 서 교수는 “10~20년 전 게임세대들이 부모세대가 되고 사회 주요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라면서 “게임을 아는 세대의 부모는 무조건 게임를 못하게 하던 과거의 부모와는 다른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도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면서 “지난 몇 년간 게임과몰입상담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게임과몰입의 원인이 게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업이 게임 외적인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게임문화와 산업이 제대로 크려면 다양한 분야와 협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게임은 재미 있어야 한다. 스토리와 기술을 통해 유저들의 마음을 끌어야 한다”면서 “폭넓은 분야의 인문학적인 소양과 기술의 융복합이 잘 조화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선 혼자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 협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서 교수는 “식상함에 익숙해 질 수 있는 게임 유저들에게 참신함을 제공할 수 있는 시도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면서 “게임산업 종사자들이 인문학과 공학의 결합, 장르의 융합, 산업의 융합으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가야한다”고 주문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