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석유업체인 엑손모빌이 중국에 석유화학 콤비나트와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를 건설한다. 투자액은 수십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엑손과 중국 광둥성 정부는 6일(현지시간) 엑손이 광둥성에 석유화학 콤비나트와 LNG 인수기지를 건설키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다렌 우즈 엑손 최고영영자(CEO)가 5일 리시 광둥성 서기와 만나 합의문서와 각서 등에 서명했다. 후이저우시에 원유를 정제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콤비나트를 건설, 2023년 가동한다는 목표다.
합성수지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연간 120만t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폴리에틸렌 제조설비, 자동차 부품과 소재 등에 이용되는 폴리프로필렌 제조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엑손은 "중국 화학제품 수요성장을 기대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엑손은 이 사업을 통해 미국산 LNG 대중 수출 확대 등 중국과의 장기적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고 중국은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LNG 수입을 늘려 미국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가 7일 전했다.
엑손은 2025년까지 화학분야에 2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의존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제품을 수직 통합해 수익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화학시장의 장래는 중국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중국의 에틸렌계 화학품 수요는 2020년대 전반에 5000t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전체 수요의 3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할 기세다. 영국 조사회사 IHS마킷의 마크 엘라모 부사장은 "중국 화학산업은 북동 아시아에서 유일한 성장시장"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중국과의 균열이 깊어지는 트럼프 정부에 나쁜 인상을 안겨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엑손은 자사 투자는 트럼프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첨단기술 분야가 아니라 범용품이라는 입장이다. 엑손과 광둥성 정부는 LNG 인수기지건설에서도 협력한다는 각서를 교환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