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간 강사도 이르면 내년부터 교원 지위를 인정받아 임용 기간 중 안정적으로 근무한다. 원칙적으로 1년 이상 임용을 보장받고, 방학 중에도 임금을 받는다.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위원장 이용우)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은 대학 시간 강사 처우 문제가 불거진 지 8년여 만에 처음으로 강사와 대학 측이 합의해 내놓은 안이다. 협의회는 지난 해 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이 네 번째 유예되면서 국회 추천에 의해 구성된 조직이다.
강사 처우 개선 관련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2012년 12월 처음 유예된 후 지난 해 12월 29일 네 번째로 유예됐다.
이후 협의회가 꾸려져 강사대표·대학대표·전문가 12명이 집중워크숍 2회를 포함해 총 8차례 회의를 거쳐 이번 개선안을 마련했다. 강사대표로는 한국비정규교수노조·전국대학강사노조 4명, 대학대표로는 대교협·전문대교협·교무처장협의회 4명이 협의회에 참석했다.
협의회는 개선안을 교육부와 국회에 건의해 제도화를 추진한다. 대부분 법령과 규정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의회가 교육부 자문기구 역할을 하는데다 국회 추천에 의해 법령 개선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국회가 이달 의원입법을 추진하면, 이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선안은 교원의 한 종류로 '강사'를 신설했다.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임용기간 중 의사에 반하는 면직·권고사직을 제한해 신분을 보장했다. 재임용 거부처분을 포함해 불리한 처분에 대해 교원지위특별법상 소청심사청구권도 마련했다.
기간과 급여 등 임용 계약에 포함되는 계약은 법령에 명시하는 안이 추진된다. 임용 기간은 1년 이상 임용을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한 예외 사유는 법률로 명시해 허용한다.
예외사유는 학기 중 발생하고 객관적으로 증빙된 교원의 6개월 미만 병가·출산휴가·휴직·파견·징계·연구년(6개월 이하) 및 교원의 퇴직·사망·직위해제에 따른 학기의 잔여 기간에 대한 긴급 대체 강사 등을 말한다.
전임 교원과 별도로 공개 임용을 원칙으로 임용하고, 3년까지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는 내용도 반영했다.
교수시간은 강사와 겸임·초빙교원 등(비전임교원 전체)은 매주 6시간 이하를 원칙으로 한다. 학교의 장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매주 9시간까지 학칙으로 규정할 수 있다.
비전임교원은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도 받을 전망이다.
이용우 협의회 위원장은 “교원지위를 부여받는 것은 양질의 고등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대학이 합의했으나 정부 재정지원을 기대했다. 정부 재정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갈등이 재점화되고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협의회는 개선안 반영시 대학에 연간 3000억원 가량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은 “재정을 지원하기로 기획재정부와 사전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도가 확정되면 재정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