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아시안게임 피날레가 울렸다. 아시아 최대 스포츠 축제 '아시안게임'이 많은 화제와 함께 끝났다.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스포츠는 경쟁이다. 그러나 경쟁을 통해 새로운 협력을 만든다. 아시아의 협력은 더욱 강고해질 것이다.
이미 경기장 뒤에서 그 협력이 이뤄지고 있었다. 아시안게임 개막 사흘 전인 8월 15일 주경기장 인근에서 우리나라 체험관 하나가 문을 열었다. 여기서 보여 준 것이 바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우리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과 서비스다. 5G는 단순히 이통을 넘어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다.
체험관 개관 이후 인도네시아 4개 경제·사회 부처 장관들이 이곳을 방문했다. 수많은 인도네시아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와 국민들도 다녀갔다. 그들은 우리 기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5G 태블릿PC를 통해 선보이는 다양한 서비스에 크나큰 관심을 보였다.
인도네시아가 어떤 나라인가.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약 2억6000만명)이자 1만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신(新)남방 정책의 핵심 국가다. 신남방 정책은 우리 정부의 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책을 말한다.
세계 5G 시장을 선도하려는 우리나라에는 매우 중요한 전략 시장이다. 우리나라 5G 기술은 '사상 최대 하이테크 올림픽'이라는 찬사를 받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이번 체험관은 인도네시아에 한국의 우수한 5G 기술을 알려서 양국 간 협력을 넘어 상업화 계기를 만들었다.
아시안게임에서 5G 서비스 시연은 지난해 11월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정상 간 합의를 계기로 추진됐다. 단순한 보여 주기 식 체험관 형태가 아니라 주요 경기와 연계된 5G 서비스 구현을 위해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KT 등은 인도네시아 통신정보부 및 텔콤셀(통신사) 등과 긴밀한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
5G 체험관에서는 인도네시아의 국민 스포츠인 배드민턴과 남북단일팀이 출전한 여자농구 등을 관람객이 직접 원하는 타이밍과 각도를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입체형 프리뷰 서비스를 시연했다.
해당 경기장에 카메라를 40대 설치해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체험관까지 전송했다. 골프 종목에는 실시간으로 원하는 선수의 경기 모습을 갤러리뷰 등 다양한 시점으로 볼 수 있도록 싱크뷰, 옴니뷰 서비스를 선보였다. 20Gbps 이상 초고속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1㎳(1000분의 1초) 이하 저지연으로 끊김 없이 전송할 수 있는 5G를 활용한 무선 방식 가상현실(VR) 슈팅게임도 관람객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5G 상용화를 위해 시동을 걸었다. 지난 6월 5G 주파수 경매를 완료하고, 통신설비 공동 구축·활용 제도를 개선했다. 5G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5G와 자동차, 제조 등 다른 산업 간 융합 실증 사업도 실시했다.
5G 융합서비스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도 선제 발굴, 개선하고 있다. 내년 3월에 예정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국내 중소·스타트업이 국내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번 2018 아시안게임은 우리 5G 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입증하고 관련 기업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와 나아가 전 세계로 적극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회의 피날레는 울렸지만 우리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greenmun21@ni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