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위주 규제 정책이 지속하면서 보험사의 대면영업 비중 쏠림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채널은 대면채널에 비해 사업비가 저렴하고, 중저가 상품공급 등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규제 강화로 일부 상품을 제외하곤 신채널 활용이 부진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생명보험(초회보험료 기준)과 손해보험(원수보험료 기준)의 비대면채널 비중은 각각 1.4%, 12.1%로 집계됐다. 특히 생명보험은 2012년 최고점을 기록한 뒤 정체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비대면채널에서 손보사의 원수보험료는 15.6% 성장한 반면, 생보사의 초회보험료는 1.9% 성장하는 데 그쳤다.
TM·홈쇼핑·CM·모바일 등 비대면채널은 2000년 이후 '신채널'로 불리면서 대면채널·방카슈랑스와 함께 보험유통시장의 주된 채널로 성장할 것이 예상됐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불완전판매 우려와 2014년 개인정보유출 사건 이후 소비자보호 위주 규제 정책으로 자동차보험 등 일부를 제외하곤 부진하다.
이는 금융당국의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한 자율규제 및 행정지도와 생보사의 보장성보험 판매 위주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손보사와 생보사의 비대면채널 이익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2010년 22.9%에서 지난해 35.4%로 확대됐지만, 어린이보험과 암보험 등 생명보험 보장성 상품 비중은 이 기간 각각 35.7%에서 4.2%, 71.7%에서 36.3%로 급감했다.
하지만 비대면 채널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의 2017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에서 모두 현재보다 향후 비대면채널을 통한 가입 의향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도를 살펴보면 생명보험의 경우 현행 3.6%에서 10.7%로, 손해보험의 경우 현행 13.3%에서 26.0%로 각각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때문에 소비자에 대한 비대면 채널 선호도를 반영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IT를 기반으로 하는 TM·홈쇼핑·CM·모바일 등 비대면채널은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이라는 제도의 틀 안에서 형성·발전해 왔으나, 불완전판매와 개인정보유출 사건 이후 신채널 활용이 부진한 상황”이라며 “보험사는 4차 산업혁명 추세를 고려하고 반영한 비대면채널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