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버스 배터리 안전·성능시험 표준 나온다...중국車 검증용도?

정부가 전기버스용 배터리 시험 방법 표준을 제정한다. 전기버스용 배터리 시험 방법에 관한 세계 표준이 아직 없는 상황이어서 국제 표준을 선점한다는 전략이지만 한편으로는 외산 배터리의 무분별한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검증 절차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중국산 전기버스가 정부 보조금을 혜택까지 받으며 국내 대거 진출하면서 업계 반발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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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은 최근 '전기버스용 리튬이차전지 배터리팩·시스템 성능 요구사항 및 시험방법' 표준을 예고 고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고시는 전기버스 구동원인 리튬이차전지 배터리 용량과 충·방전 출력과 운전 효율 등 객관적인 안전과 성능을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국표원은 전문가 의견과 표준 심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연내에 도입할 방침이다. 이후 국제(ISO)표준으로도 등극시킨다는 전략이다.

환경부가 이 시험 방법(표준)을 보조금 자격을 얻기 위한 필수 절차로 규정화시킨다면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등 외산 전기버스 배터리 평가 지표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국표원 관계자는 “전기버스 구동원인 리튬이차전지 배터리의 성능과 기본 안전을 검증하기 위해 관련 시험 표준을 예고 고시하게 됐다”면서 “안전,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일 뿐 보조금 자격에 포함시키는 건 환경부 소관”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관련 업계는 이번 전기버스 배터리 관련 표준을 환경부 보조금 자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다. 무작정 외산 제품을 막기보다는 안전·성능 등 객관 평가를 공식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전기차 업체는 자국 기술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고,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글로벌 제작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든 전기차에서 사용하는 배터리는 이미 세계에 널리 쓰이는 국산품을 써 왔지만 중국 배터리는 우리와 다른 제품(배터리·차량)인데도 아무런 검증 없이 국가 보조금까지 받고 있다”면서 “국가 보조금이 전기버스 대당 최대 3억원의 지원되는 만큼 안전과 성능을 입증할 체계화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승용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 요구 및 시험 방법에 관한 국제 표준(ISO 12405-123)을 제정했지만 전기버스 배터리 분야 표준은 아직까지 제정하지 않고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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