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음식배달 서비스 '카카오톡 주문하기'가 음식점 2만여곳과 사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입점할 수 있던 기존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개편하고 전체 음식점 대상 배달 서비스를 다음 달 시작한다. 새 서비스에 앞서 올해 5월 중순께 예약 페이지를 열고 가맹점 유치에 나섰다. 석 달 만에 2만여곳을 모았다.
새 서비스가 한 달 가까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분위기 띄우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 유료 광고주 수는 5만여명이다.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에 거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선두권 배달대행 업체에 영업을 맡긴 전략도 이 같은 성과를 견인했다. 씨엔티테크, TNB, 생각대로, 메쉬코리아, 바로고 다섯 곳이 영업 대행사로 활동하고 있다. 확보한 가맹점 숫자만큼 자신들 고객사가 늘기 때문에 유치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파격 이벤트도 힘을 보탠다. 서비스 개시 전에 미리 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은 한 달 동안 카카오톡 주문하기 플랫폼에 무료 입점을 할 수 있다. 월 서비스 이용료도 3만원으로 저렴하다. 배달의민족 8만원 대비 절반 이상 가격을 낮췄다.
서비스 차별화도 꾀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새 메뉴와 프로모션 소식을 전할 수 있다. 일대일 채팅 기능을 활용, 고객과 직접 상담도 가능하다. 카카오는 카카오맵, 포털사이트 다음과 연동 작업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전 계약 절차가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계약 시기가 가게마다 달라 서비스 오픈 후 순차 입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중론도 제기됐다. 사업 성패가 이용자 수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숫자가 뒷받침 안 되면 광고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배달 생태계 주축은 소상공인이다. 경영 상태가 녹록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만족할 만한 효과가 빠르게 검증되지 않으면 순식간에 관심이 식을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 8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음식점 20여만곳이 등록돼 있으며, 평균 광고 효율은 30배에 이른다.
결국 카카오톡 시장 지배력이 배달 사업으로 얼마나 빨리 전이되는지가 승부처로 꼽힌다. 현재로서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스타트업이 만든 시장에 거대 기업이 뛰어들었다는 일각의 비판도 극복해야 한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초반에 공격적 마케팅·홍보가 전제된다면 카카오톡 영향력에 힘입어 성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분야가 자본 없이는 경쟁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