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이 잇따라 발생하는 차량 화재사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BMW코리아는 독일 본사와 협의를 거쳐 긴급 안전진단, 리콜 등을 통해 소비자 불안을 해소한다.
김효준 회장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일련의 화재사고로 인해 오너들과 국민 여러분 정부 당국에 불안과 심려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무엇보다 가장 먼저 이번 화재 사고를 겪은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는 김 회장과 함께 BMW 독일 본사 임원진도 참석했다. 요한 에벤비클러 품질 관리부문 수석 부사장, 게르하르트 뷜레 글로벌 리콜담당 책임자, 피커 네피셔 디젤엔진 개발 총괄 책임자, 글렌 슈미트 기업커뮤니케이션 총괄 책임자가 자리해 화재 원인 조사 결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BMW 본사에서도 이번 사안을 무겁게 다루고 있고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경영진과 매일 상황 공유하고 있고 차량 점검단으로 구성된 다국적 프로젝트 팀이 이미 한국 방문해 조속한 해결을 위해 24시간 근무 중”이라며 “현재 사전안전진단과 자발적 리콜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되도록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와 본사 기술임원들은 이날 국토교통부에도 방문해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을 설명했다. 이들은 해외에서도 2016년부터 BMW의 디젤차량에서 EGR로 인한 화재가 곳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EGR를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BMW는 EGR 리콜과 관련된 기술 분석 자료를 20페이지 분량으로 제출했다. 이 자료에서 BMW는 EGR 내 쿨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흡기다기관으로 고온의 배기가스가 들어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GR 결함이 화재 원인이라고 볼 만큼 충분한 실험을 거쳤거나 사고 부품을 면밀히 조사했다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국토부는 BMW가 화재 원인으로 EGR를 지목한 이유로 해외 사례를 들었다. 독일 본사에서 2016년부터 해외 화재 사례를 수집했지만, 리콜과 같은 적극적 조치는 한국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서야 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BMW코리아는 역대 최대 리콜 사태에 이를 정도의 결함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정부가 요청한 후에야 리콜을 시작한 점이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원인 분석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토부에 제출한 기술분석자료에는 EGR 내 쿨러에서 에틸렌글리콜이 유출된 상황에 대한 설명만 있다. 그 나마도 실제 기술 분석 자료는 5페이지뿐이고, 나머지는 부품 구조와 서비스 캠페인에 대한 설명이다.
김경욱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국토부는 BMW에 대해 추가 자료 제출 요구 및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화재발생 원인에 대한 조사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라면서 “조사 과정에서 국내 전문가를 충분히 참여시켜 화재 발생 원인 규명을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