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 단체가 자동차 전문 기술 지원단과 전문 변호사 등과 협력해서 BMW 화재 관련 소송을 진행한다. BMW가 리콜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연일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비자 단체와 전문가가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협회는 자동차학과 교수, 기술 명장, 정비사,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30여명과 함께 소송지원단을 구성하고 BMW 화재사건과 관련해 집단소송에 돌입한다.
집단소송은 다수 피해자 중 대표자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그 판결의 효력이 피해자 전원에게 미치는 제도다. 미국을 비롯한 영미법 계통 국가에서 주로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제조물책임에 대한 집단소송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피해자가 일일이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피해 사실에 대한 입증도 직접 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소비자가 대기업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에서 승소한 경우가 흔치 않다.
협회는 이번 집단소송에 대해 법률대리인만 참여했던 기존 집단소송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가 직접 BMW 차량 화재 관련된 기술 증거를 제시하고, 전문 변호인단이 나선다는 것이다.
실제 지원단장을 맡은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 교수는 자동차 결함 및 화재에 관한연구 및 정부 활동을 진행하는 자동차 전문가다. 기술지원단 박성지 대전보건대 과학수사과 교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과장 출신이다. 3000건 이상 결함 사고를 감정평가했다. 송영배 자동차 명장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 검사 소장 및 배출가스 전문가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결함에 대한 전문가다.
법률지원단을 맡은 구본승 법무법인 해온 대표 변호사는 전주지방 검찰청 출신의 보험사 구상권 청구 소송 전문변호사로 이미 다수 보험사로부터 BMW 화재차량의 구상권 청구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BMW 화재차량 소유자가 보상비용 책정과 소송을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이번 리콜대상 차량은 BMW 520d 등 42개 차종 10만6317대에 달한다. 리콜대상 차량 소유자는 최근 리콜 발표 이후 BMW AS센터의 업무 과부화로 수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차량을 운행하는데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중고차 가격 급락으로 재산 피해도 받고 있다.
신현두 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집단 소송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의기투합하여 글로벌기업을 상대로 소비자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이번 집단 소송을 통해 국내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고, 글로벌기업의 대고객 서비스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협회는 현재 동호회 회원 100여명과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송에 참여하고 싶은 소비자를 추가 모집하고 있다. 현재 리콜대상 차량이 10만대에 달해 소송참여사가 크게 늘 것이라고 협회 측은 예상하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