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올 하반기 인권, 민주주의, 종교, 반정부 등에 대한 검색어와 사이트를 걸러낸 검색 앱을 중국에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더인터셉트가 전했다.
더인터셉터는 구글 내부 제보자 말을 빌려 “코드명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봄부터 진행됐다”며 “순다르 피차이 CEO와 중국 정부 고위 관리 간 회의를 거쳐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구글은 '마오타이'와 '롱페이'라는 커스텀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었다. 구글 내부에서도 적은 수만 접근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더인터셉트는 중국정부가 이미 이 앱을 시연하고 있고 정부 승인이 나면 6개월에서 9개월 내에 출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일명 그레이트 파이어월(만리장성+방화벽)로 강력한 검열을 해왔다. 반공, 반체제, 정치적 반대, 언론자유, 학업연구에 관한 인터넷 정보를 차단했다. 심지어 권위주의적 정부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1984'와 같은 문학도 금지했다.
구글이 개발한 검색 앱은 시진핑 정권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콘텐츠를 제한한다. 자연어뿐 아니라 검색추천, 사이트, 이미지 등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더인터셉트가 입수한 구글 내부 문서에 따르면 검열 검색 앱은 금지된 웹사이트를 결과에서 제외하고 '관련 법규에 따라 일부 검색 결과가 삭제됐을 수 있다'는 문구를 출력한다. 문서에서 예시로 든 사이트는 영국 BBC방송과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다.
구글이 중국에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면 8년 만에 재진출이다. 8년 전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중국 검열 과정을 보고 체제에 순응하기보다 철수를 선택했다.
이후 구글은 2010년 중국정부에 의해 서비스를 차단당한 후 중국 시장 재진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베이징에 인공지능 연구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어 번역·파일 관리앱을 출시했다. 지난 6월에는 징둥(JD)에 5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피차이 CEO는 2014년 6월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구글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검열 검색앱은 지난 8년간 구글이 중국에 대한 사고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나를 보여준다. 중국은 현재 유럽 전체 인구에 해당하는 7억5000만명 이상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이 개척하지 못한 가장 거대한 시장이다.
일부 직원은 프로젝트가 중국 검열 정책에 대한 회사 기존 정책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패트릭 푼 국제사면위원회 연구원은 “정보화 시대 큰 재앙”이라며 “중국 검열에 굴복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며 사업하려는 많은 이들에게 끔찍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