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코인(Coin) 전 세계 발표”...독버섯 스캠 코인의 진화

다단계나 유사수신 형태로...허위 사실 유포해 자금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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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 중인 삼성코인. 삼성전자 모든 제품으로 코인 채굴이 가능하고 미국연방으로부터 ICO허가 넘버를 받았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적시해 투자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 계열 호텔에 투숙하면서 국제전화를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코인도 채굴해 막대한 이익을 드립니다. 삼성전자 냉장고부터 모든 가전제품에 삼성코인이 접목됩니다. 뉴욕 증시에서 1만원까지 펌핑해 드립니다.”

“대마초 사용자를 위한 세계 최초 통합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플랫폼은 대마초 사용자의 최고 추천 상품, 대마초 균주 및 제품을 병원 등에 안내합니다. 대마초 배달을 보장하기 위한 배달 추적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국내외 이용자 대상 '스캠(사기) 암호화폐공개(ICO)' 유혹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그룹을 사칭해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코인을 사면 신(神)으로부터 면죄부를 받는 코인 등 황당무계한 내용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피해자도 다수 발생했다. 독버섯처럼 확산되고 있는 '스캠 ICO' 단속이 시급한 실정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S코인(삼성코인), 카카오네트워크코인, 지저스코인, 카르마코인, 버드보코인(대마초 블록체인) 등 다단계·유사수신과 비슷한 형태 ICO가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스캠에 대한 법·제도 가이드라인이 없어 이들 프로젝트를 현재 사기로 단정할 순 없다. 그러나 이들 프로젝트가 내세운 백서 등을 분석하면 블록체인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미래 기술로 포장하거나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다단계 형태로 허위 사실을 유포, 과장 홍보를 일삼는 사례가 잇따랐다.

최근 삼성전자를 사칭한 SS코인(삼성코인) 스캠 사기가 대표 사례다.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 스캠 사례가 다수 접수됐다.

기자는 고객을 가장해 삼성코인 ICO가 진행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가입했다. 단톡방에서는 코인 정보 외 개인투자자를 모아 프라이빗에 참여하는 해외 프리세일 전문 법인, 코인 발행 재단, 파트너사의 서면 계약서를 투자자에게 보여 줬다.

오픈 채팅방 당사자는 삼성코인이 조만간 뉴욕증시에 상장되고 예정가는 1000~1500원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1만원까지 펌핑시켜 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향후 계획은 더욱 황당했다. 컴퓨터를 켜 놓기만 해도 채굴이 되고, 삼성전자 전 제품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로고 사용도 가능하고, 삼성 계열 호텔에 투숙하면 모든 해외 전화는 무료이며,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최초로 ICO 허가 넘버를 부여받았다고 광고했다.

통상 코인정보방은 월회비 0.03~0.1BTC를 내고 운영된다.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코인 정보와 서면계약서를 요청했다. 이후 해당 단톡방은 접속을 다시 시도하자 유효하지 않는 방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빗썸이 해당 상황을 파악한 뒤 스캠 메뉴얼대로 SS코인과 연관된 계좌 관련 출금을 차단한 상태다. 많은 투자자가 출금 차단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미뤄볼 때 피해자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채굴, 트레이딩 대행을 통해 수당을 준다던 업체(TTC, 비트클럽, 에어비트, 옴니아 등)가 최근 수당을 주지 않는다는 신고도 늘고 있다. 다단계 의심 사례다.

카카오뱅크 이미지와 명칭을 도용한 '카카오 네트워크 코인(KON)'이나 종교는 물론 국내에서는 불법인 대마초를 매개로 한 코인도 등장했다. 애국심에 기댄 '독도 코인'도 ICO를 준비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스캠은 물증 확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사수신 행위로 묶을 수 있는 정확한 경계가 없어 검찰 등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현재 금융안정위원회(FSB), G20 등 국제기구 단위에서 가상통화를 암호화 자산으로 볼 것이냐 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명확한 성격을 규정하기 어렵다”면서도 “국회에 계류돼 있는 각종 관련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자금 모집 과정에서 벌어지는 유사수신 행위, 사기 등 불법 행위는 규율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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