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이후 광역지방자치단체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조직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선 7기 단체장은 지자체별 특성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전자신문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4차 산업혁명 관련 조직을 신설하거나 지난해 설치한 조직을 확대·강화하는 지자체가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마련하는가 하면 관련 정부 사업 수주전에도 앞 다퉈 나서고 있다.
부산시와 광주시는 최근 4차 산업혁명 대응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등 다른 지자체도 연말이나 내년 초에 관련 부서를 신설·확대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경제부시장 산하에 미래산업국을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융·복합 사업과 일자리 창출 업무를 담당한다. 광주시는 스마트시티와 정보통신기술(ICT) 기능을 통합한 스마트시티과를 신설했다. 전략산업본부를 전략산업국으로 변경해 관련 사업을 전담하게 했고, 미래산업정책관은 미래산업정책과로 정비했다.
대구시, 대전시, 경북도 등 다른 지자체도 팀이나 계 수준에서 담당하던 4차 산업혁명 관련 업무를 과 단위로 확대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프로젝트 마련 및 정부 사업 유치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자체가 신산업 육성 토대 공고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비수도권 지자체는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산업 육성에 나섰다. 이들 지자체는 모두 스타트업 육성과 청년 창업 지원, 투자 유치에 공통된 관심을 보였다.
광역지자체가 가장 많이 선택한 사업은 스마트시티 조성이다. 지자체 대부분이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에 나서고 있다. 미래형 자동차와 스마트팜 사업도 인기다. 정부 사업을 수주해 지역 산업과 연계하려는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에 두 곳을 선정하는 스마트팜 사업에는 경기, 강원, 충남·북, 전남·북, 경북, 제주 등 8개 지자체가 신청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 산업을 두고는 광주·울산·전북 등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광역지자체가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정부 사업에 의존하는 형태로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 자립도가 약한 지자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 비전과 구체화한 대응 방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다수 지자체 관계자는 “관련 조직을 만들거나 인력 배치를 고민하는 단계여서 장기 비전 또는 계획은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한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 전국부 공동취재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