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약속' 카뱅, '고군분투' 케뱅... 증자로 갈린 1주년 간담회

2차 유상증자 성사 여부로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명암이 갈렸다. 카카오뱅크는 1주년 간담회에서 새로운 약속을 내걸게 된 반면, 케이뱅크는 1주년 간담회 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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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27일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 계좌개설이 7분만에 되는 것을 시연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카카오뱅크는 26일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 지난 1년간 성과와 향후 사업 방향 및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5000억원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3월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0.96%에 그쳤지만, 2차 증자로 자본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26주 적금' 등 신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케이뱅크는 추가 증자 성사를 위해 후속증자까지 추진했다. 주금납입일인 12일 목표액 1500억원 중 300억원 밖에 채우지 못했다. 당초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4월 1주년 간담회에서 “5월말 1500억원 이상 증자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20곳에 달하는 케이뱅크 주주 중 3대 주주(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만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전환주로 우선 납입했다. 현행 은산분리 규제상 비금융권 주주는 케이뱅크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그 중 의결권은 4%까지만 허용된다.

카카오뱅크도 은산분리 한계에 봉착했지만, 카카오가 대규모 실권주를 인수하며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케이뱅크에는 압도적인 주주가 없다. 현재 케이뱅크 지분율은 우리은행 13.79%, KT와 NH투자증권 각각 10%, 한화생명 9.41%, GS리테일 9.26%, KG이니시스와 다날 각각 6.61% 등이다. 3대 주주 지분율을 합쳐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카카오뱅크 2대 주주(한국투자증권 50%, 카카오 18%) 지분율이 과반수를 훌쩍 넘는 것과 비교된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는 주주지분율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주주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증자를 완료해야 케이뱅크 자본금은 5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주간 후속증자 관련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며 “사안이 사안인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후속증자라는 산을 넘어야 미래설계가 가능해진다.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앱 기반 간편결제, 기업수신 상품 출시를 확정할 수 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기존 대출상품 판매도 어렵다.

3월말 기준 케이뱅크 BIS 비율은 13.48%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시중은행 중 1위(25.19%)를 차지했지만 1차 유상증자 효과가 빠졌다. 국내은행 평균 자본비율(15.34%)에도 못 미친다. 위험가중자산에 속하는 여신도 올 초 9300억원에서 1조3000억원까지 확대됐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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