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G9'가 프리미엄 쇼핑 채널로 탈바꿈했다. 당초 내세웠던 큐레이션(맞춤형) 커머스에서 벗어나 해외 직구(직접구매)와 명품, 유명 브랜드로 취급 영역을 확대했다. G마켓, 옥션을 잇는 이베이코리아 핵심 수익 브랜드로 연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G9는 지난 상반기 월 평균 500억원 거래액을 기록했다. 단순 계산으로 연 6000억원 이상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G마켓, 옥션, G9를 합해 총 13조~14조원 거래액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4% 안팎 비중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G9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쇼핑 플랫폼”이라면서도 “구체적 거래액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이베이코리아는 2013년 4월 매일 오전 9시 서로 다른 주제로 엄선한 9개 상품을 판매하는 콘셉트로 G9를 오픈했다. 서비스 초기 G마켓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제품을 선별해 G9 상품으로 판매하는 형태도 논의됐다. 2016년 이후에는 모바일쇼핑 시장 성장에 따라 프리미엄 쇼핑 채널로 전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특정된 큐레이션 쇼핑은 고객층과 거래액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일반 배송상품은 물론 해외직구, 국내외 항공권 등을 취급하면서 덩치를 키우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G9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는 약 47% 상승했다. 올해 5월 평균 객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2014년 5월 대비 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입명품(544%), 건강용품(422%), 쥬얼리(320%) 등 상대적으로 고가 상품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 거래액은 매년 두 자릿 수 성장세다. 2017년 연거래액은 2014년 대비 4배 이상 확대됐다.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되면 앞으로 2~3년 내 1조원 벽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객단가가 늘면서 쇼핑몰 전체 외형이 확대됐다. 이베이코리아가 G9 정체성을 프리미엄 쇼핑으로 전환한 이유다.
이베이코리아는 앞으로 G9 서비스 강화에 한층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폭증하고 있는 해외직구, 전자쿠폰, 온라인 여행 상품 수요를 끌어들이는 특화 창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올초 G9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전반을 '프리미엄' 이미지로 개편했다.
일부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G9만의 독창적 사업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시기 시장에 등장한 소셜커머스 출신 업체가 이미 조(兆) 단위 연거래액을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G9 관계자는 “단순한 규모 확대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G9의 운영 방침”이라면서 “앞으로 기존에 없던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