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등 국민생활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R&D) 예산을 내년부터 1조원 이상으로 늘린다. 과학기술 관계장관회의를 복원해 R&D 혁신방안을 이행·점검한다.
당정은 26일 국회에서 '국가 연구개발 혁신방안' 회의를 하고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김 정책위의장,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연구자 주도 창의적 R&D와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는 도전적 R&D 지원을 확대한다”면서 “연구자 주도 자유공모형 기초연구비를 두 배 확대해 2022년까지 2조5000억원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기초연구비 두 배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과기분야 핵심 국정과제지만 탄력받지 못했다. 지난해 기초연구비는 1조2600억원이다. 2022년 두 배를 늘리려면 매년 2500억원 가량 증액해야 한다. 올핸 1600억원 늘리는데 그쳤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당초 계획한 연간 증액분 대비 추가 증액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하루 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운영위원회에서 기초연구비 등 전략 투자가 필요한 분야 예산을 우선 배분하는 내용의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당정 협의로 예산 심의, 국회 심사 과정에서 기초연구비 증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세먼지와 환경 문제 R&D 예산은 올해 각각 744억원, 232억원에서 내년엔 1083억원, 501억원으로 늘어난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민생활 문제 해결을 위한 R&D 투자를 내년부터 1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R&D 혁신 방안 이행, 점검을 위해 과학기술 관계장관회의를 복원하고 실무조정회의도 하기로 했다. 장관회의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교육부,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여한다. 장관회의는 노무현 정부 당시 가동됐다가 폐지했다.
지역수요 맞춤형 R&D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는 혁신사업을 주도적으로 기획하면 중앙정부가 역매칭 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당정은 각 부처가 각각 적용하는 R&D 규정(112개)을 정비해 통일된 규정 적용에 힘쓰고, 부처별로 분산된 연구관리전문기관을 1부처 1기관 통합이라는 원칙 아래 정비하기로 했다.
학생인건비 통합관리 주체를 연구책임자(교수)에서 연구기관(산학협력단 또는 단과대학, 학과)으로 전환하고, 박사 후 연구원 및 전임연구원의 근로계약을 사실상 의무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역선도연구센터 지원, 고위험 혁신형 R&D 지원체계 마련, PBS(연구과제중심제도) 개편, 연구장비산업 육성 및 실험실 창업 장려 등도 추진된다.
이날 논의 내용은 다음달 중순 열리는 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