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기술에 모듈화 능력 더하니...LG이노텍 "열전 시장 승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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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근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가 20일 '열전 반도체 테크 포럼' 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이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열전(熱電) 반도체를 점찍고 양산 채비를 마쳤다. 소재 기술에 기반을 둔 전자 부품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처럼 20~30년 '롱런'할 효자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권일근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지난 20일 마곡 LG이노텍 R&D캠퍼스에서 열린 '열전 반도체 테크 포럼' 후 기자들과 만나 “5년 뒤 열전 모듈 사업이 본격화되면 최소 2000억~3000억원 수준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전체 시장을 1조원 규모로 봤을 때 20% 이상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열전 반도체는 전기가 흐르면 한쪽은 발열, 반대쪽은 냉각되는 '펠티어 효과'와 양쪽에 온도차를 주면 전력을 발생하는 제벡 효과를 이용, 전기를 공급해 냉각·가열 기능을 구현한다. 온도차를 이용해 전력도 생산한다. 컴프레서나 열선 없이 간편하게 냉각·가열이 가능해 부품이나 가전제품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폐열을 전기로 변환해 재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LG이노텍이 본격적으로 열전 기술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11년이다. 최근 기존 단결정 소재 대비 강도가 2.5배 높고 효율이 30~40% 뛰어난 나노 다결정 소재 개발에 성공하면서 가능성을 봤다. 120㎜ 웨이퍼에서 다결정 소재를 대량 양산할 수 있는 장비도 개발하면서 규모의 경제 구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연말 가동을 목표로 구미 공장에 소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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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직원이 나노 다결정 열전 반도체 소자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이형의 LG이노텍 CTO 산하 연구위원은 “혁신 기술 개발을 가능하게 한 원천은 소재 기술력으로 회사에 금속 소재나 무기 소재를 다루는 연구 인력이 많이 있고 다결정 나노 소재도 세라믹 소재 연구팀에서 개발했다”면서 “하지만 소재 자체로 승부를 내기보다는 소재, 소자, 모듈 설계까지 종합적으로 이뤄져 부가가치를 높이게끔 사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성패는 열전 소자를 이용한 신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할 협탁냉장고에 열전 모듈 탑재를 추진하고 있고, 내년에는 심온 냉동고와 정수기 등 소비자 가전 위주로 제품군을 늘린다. 궁극적으로는 시장 규모가 큰 자동차와 선박 등 산업용 폐열 발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현재 열전 반도체 시장 1위는 일본 페로텍이다. 이밖에 미국과 영국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페로텍은 소재와 소자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는 반면에 LG이노텍은 모듈화까지 가능해 매출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계원 LG이노텍 전자부품사업 담당은 “가전 외에도 자동차와 발전 등 열전 반도체 적용 분야가 늘어나면 2~3년 후에는 시장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티핑포인트'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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