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우리나라 도소매 등 일부 업종 고용률 증가세 둔화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저임금 추가 인상 여부는 올해 인상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평가한 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과 금리격차를 벌리지 않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기업에 과도하게 집중된 경제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이며, 순환출자 해소 등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는 20일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18)에서 이런 제안을 내놨다. OECD는 2년마다 회원국 경제동향·정책 분석·평가와 정책 권고를 포함한 국가별 검토보고서를 발표한다.
OECD는 향후 우리 경제가 건설투자 둔화에도 불구하고 세계교역 성장세에 따른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 각각 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 발표한 전망치와 동일하다. 반도체 등 특정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등은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16.4%)이 경제에 미친 영향은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식당·호텔·도소매 등 일부 분야 고용률 증가세 둔화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최저임금 추가 인상 규모 결정은 올해 인상 영향 평가를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랜달 존스 OECD 한국경제담당관은 “최근 고용률 증가세 둔화를 목격했는데 이는 건설경기 둔화, 제조업 둔화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요식업·호텔·식당·도소매 분야도 둔화했는데 이는 최저임금과 긴밀하게 연결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저임금을 올린지 5개월 밖에 안 돼 아직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짧다”며 “2019~2021년 결정을 내리기 전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가계부채, 자본유출 등 금융안정 리스크와 물가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미국과 금리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기업집단 개혁 필요성도 제기했다.
대기업집단에 과도하게 집중된 경제력은 기업가정신, 창업기업 발전을 가로막고 불공정 거래 관행을 초래해 경쟁·효율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총수일가가 낮은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며 소유구조 왜곡을 초래하고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문제 △총수일가 영향력이 정치계, 언론계, 법조계까지 확대되며 부패를 초래할 가능성이 확대되는 문제가 '경제력 집중'에서 야기된다고 주장했다.
OECD는 “이런 문제는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작용하는 한편 한국경제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고 밝혔다.
부가가치세(VAT) 인상으로 사회적 지출 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존스 담당관은 “사회적 지출을 늘리려면 더 많은 세원이 필요하다”며 “경제학자는 경제성장에 상대적으로 해가 적은 부가세 증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