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영상을 보여줬다.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 기자회견장에서는 한국어 내레이션이 영상물이 상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 앞서 “이 영상은 내게 김 위원장과 그의 국민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에서 김 위원장에게 영상을 보여줬고 그와 보좌진이 좋아했다고 전했다.
영상은 5분여 분량의 남자 성우 목소리로,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어떤 미래를 얻을 수 있을지 소개했다. 우주에서 지구를 비추는 장면으로 시작해 이집트 피라미드, 인도 타지마할 등 인류 문명을 보여주는 장엄한 묘사에 이어 한국과 북한 주민,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모습 등을 차례로 보여준다.
내레이션은 '70억 인구가 지구에 살고 있지만,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역사적 결단을 내리고 행동을 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해 북한의 기회와 미래를 묘사했다. 남북한 분단 상황과 4월에 열렸던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모습이 등장한다. 남북 단일팀도 나온다.
내레이션은 일관되게 북한의 역사적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것이 과연 현실이 될 것인가”라는 문장이 재차 등장하면서 번영을 선택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전달한다. 직접적으로 “두 지도자”라고 지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모습을 가리키고, 기회가 왔을 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상에는 로봇, 드론, 자동차 제조, 건설, 의료서비스 등의 번영을 상징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한편으로 역사의 후퇴를 의미하는 핵미사일 발사 등 직접적 전쟁 위협을 보여주는 화면도 나온다. 사실상 번영과 고립 중에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데스티니 픽처스'가 제작한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제작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