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을 처음 출시한 건 2014년 9월 30일이다. 2007년 국내 법인을 설립한 지 7년 만이다.
2014년 12월에는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U+알뜰모바일)를 통해 50만원대 X3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그러나 신제품 출시 두 달만에 출고가를 20만원 인하하면서 '외산폰 무덤'을 실감했다.
출고가 수준 공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실한 사후서비스(AS) 관리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전국에서 고장난 화웨이 스마트폰을 수리할 수 있는 곳이 단 한 곳에 불과했다.
2015년 1월 화웨이는 스마트폰 AS 고객을 위한 무료 택배·퀵서비스 정책을 발표했다. 전국 지점이 많지 않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첫 시도였다. 4개월 후에는 AS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 대여폰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같은 해 12월 스마트폰 AS 체계를 완비한 화웨이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Y6'를 출시했다. 우리나라에 출시된 최초 10만원대 스마트폰으로 주목 받았다. 인기 걸그룹을 모델로 발탁해 공격적 마케팅을 시도했다. LG유플러스 요구조건을 받아들여 듀얼폰이라는 070 인터넷 전화 기능을 별도 탑재하기도 했다.
이통사를 제외한 유통 활로를 찾지 못한 화웨이는 2016년 8월 신세계아이엔씨와 손잡았다. 양사는 신세계아이엔씨 유통채널인 일렉트로마트에서 정보기술(IT) 기기 판매를 합의했다. 태블릿·PC를 판매했지만 자급제 스마트폰 출시는 합의하지 못했다.
화웨이는 2016년 9월 KT를 통해 처음 'Be Y'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비록 화웨이 고유의 제품명칭을 내세우진 못했지만, LG유플러스 이외의 이통사와 손잡은 건 의미가 컸다. 앞서 SK텔레콤을 통해 넥서스6P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구글과 협력해 만든 레퍼런스폰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P9·P9 플러스는 화웨이가 국내에서 '천국과 지옥'을 두루 경험한 대표 제품이다.
화웨이는 2016년 12월 LG유플러스를 통해 P9 시리즈를 출시했다. 화웨이가 국내에 선보인 첫번째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당시 화웨이는 마케팅을 강화했다. 홍대 인근에 P9 전용 팝업스토어를 구축하고 직영 AS센터 1호점을 오픈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다. 하지만 P9 시리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개된 지 1년이 다 된 제품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P9 흥행 실패는 생각보다 치명적이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따른 한국 내 반중(反中) 정서 등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스마트폰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결국 지난해에는 12월에야 KT를 통해 'Be Y2'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표] 화웨이 국내 스마트폰 사업 주요일지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