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학교 부정 편입학 의혹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교육부는 20년 전 조사를 벌여 조 사장이 편법으로 편입한 것으로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수면으로 가라앉았던 의혹이 조 사장 가족의 '갑질 사건'과 함께 다시 떠오르자 재조사를 결정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4일부터 인하대 편입학 운영 실태조사를 한다고 30일 밝혔다.
인하대학교 이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으로,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인하대 경영학과에 편법으로 편입했다는 의혹은 20년 전에도 제기됐다.
조 사장은 1995년 미국의 2년제 대학인 힐버컬리지에 입학해 졸업인정학점(60학점 평점 2.0)에 미달하는 33학점(평점 1.67점)을 이수한 뒤 1997년 2학기 외국대학 학생 자격으로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취득했다.
당시 인하대에 3학년 편입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을 수료하거나 전문대 졸업(예정)을 해야 한다. 2년제 대학 졸업 조건을 채우지 못하고 편입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교육부는 당시 조사를 벌여 조 사장이 편법 편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편입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고 편입학 관련자를 징계토록 재단에 요구만 했다. 인하대는 편입학 관련서류 처리를 맡았던 교직원만 징계했다. 조 사장은 2003년 학교를 마쳤다.
교육부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교육부 차원의 자료 요구만으로는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1998년 당시 부정 편입학 의혹에 관한 사안뿐만 아니라 현재 인하대 편입학 운영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조사반을 구성해 1998년 당시 부정 편입학 의혹 관련 사항과 함께 최근 인하대 편입학 운영 사항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현장조사를 통해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 관련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편입학 운영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위법·부당한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에 엄중한 책임을 묻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