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6만여곳에 달하는 학교에서 학생 작문을 평가하는 데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군 연구소 인터넷 감시 프로그램에 관여했던 언어 연구팀이 개발한 작문 평가 프로그램은 중국 내 6만여개 학교, 1200여만명의 학생 대상으로 적용됐다.
프로그램은 작문 논리와 의미를 분석해 인간과 동일한 합리적 평가를 하고 점수를 매긴다. 작문 스타일, 구조, 주제 등 개선점도 제안한다. 프로그램은 작문 평가에 드는 교사 시간을 절약하고 인간 교사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평가 오류나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개발했다. 온라인 평가 등으로 산간벽지 등 거주 학생 작문 실력을 높일 목적도 있다.
AI 기술을 적용한 평가가 아직 불완전하고 기계가 작문을 평가한다는 데 반감도 예상돼 비공식 학내 시험에만 적용한다. AI 기술을 적용한 평가 점수와 인간 교사 평가 점수가 일치한 비율이 92%에 달했지만, 뛰어난 작문에 형편없는 점수를 매기는 사례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논평에 대해 프로그램은 100점 만점에 71.5점의 점수를 매겼다. 전문가는 AI가 쓴 글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어 1000만건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사례도 있지만 작문 평가는 아직 인간 영역이라는 의견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위야펑 베이징사범대학 교수는 “컴퓨터가 수학, 물리학 등 객관적 답이 요구되는 영역에서 평가에 도움이 되겠지만 문화·감정·개인 요소가 강한 작문 평가에서 활용하는 것은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