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와 배터리 없이 온도 변화만으로 물에서 이동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 공동연구팀은 최근 모터나 전원공급 장치 없이 온도 변화로만 추진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실렸다.
이 로봇은 노를 저어 물에서 이동한다. 온도 변화에 따라 변형되는 소재를 사용, 형상기억 합금처럼 모양이 달라지는 원리로 동력을 만든다.
연구팀은 차가울 때 휘어지고 따뜻할 때 늘어나는 형상기억폴리머(SMP)를 활용했다. 폴리머 조각은 각기 다른 두께로 로봇 양쪽에 배치됐다. 따뜻한 물에 로봇을 넣으면 폴리머 조각이 두께에 따라 차례로 늘어나면서 노를 젓는다. 두꺼울수록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원리를 활용, 속도나 방향을 조정한다.
모터와 전원공급 장치는 로봇이 움직이는데 필수 요소다. 외신들은 이 로봇이 신소재를 활용해 기존 로봇 개념을 뛰어 넘었다고 평가했다. 아직까지 동력을 만들어내고 다시 작동하려면 수동으로 재설정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로봇이 온도가 변할 때 스스로 재설정하는 방법을 연구, 수온이 변하는 한 무한정 이동하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향후 염분, 산도(pH) 등 다른 환경 요인에 따라 작동하는 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
키아라 다라이오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로봇을 제어하고 추진하기 위해 환경에 따라 변형되는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