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 '테슬라' 인력이탈·사고·자금고갈 악재속 해법은?

테슬라가 인력이탈·차량사고·자금고갈 등 최악의 경영 상황을 맞고 있다. 회사의 위기는 자동차가 아닌 IT산업적 접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자금난이 계속되면 향후 사업 진행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테슬라는 '모델3' 생산지연 이슈가 불거진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수석 경영진 등 핵심 임원 9명이 퇴사했다. 또 지난 3월과 이번 달에 '모델X' '모델S' 각각의 사망사고로 미국연방교통당국에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는 테슬라 배터리와 자율주행 시스템이 사고 유발 원인인지 여부를 가리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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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이 차는 생산 지연에도 3875대가 팔리며 올해 4개월 연속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공장 가동 중단도 올해만 세 차례다. 테슬라는 5월 말 캘리포니아 공장의 생산라인 수리를 위해 '모델3' 생산을 중단한다. 수리 기간은 6일로, 공장이 멈춰선 건 지난 2월, 4월에 이어 세 번째다. 매주 모델3 6000대 생산을 공헌했던 테슬라가 생산을 중단한 건 자동화 생산라인을 수정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테슬라가 총체적 난국에 처한 건 완성차 경험 부족에다, 자동차 산업 이해까지 부족한 탓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자동화라인을 구축했지만 빈번한 오류 발생으로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최근 사고 난 차량에는 소형의 원통형 배터리가 튀어나갔고, 차량 앞부분은 아예 형태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졌다.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차량이지만, 자동차업체가 만든 차라고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자동차가 개발단계부터 판매까지 설계 디자인, 제작, 품질관리, 인증, 안전 테스트 등에 충실해야 하는데 오히려 첨단 IT제품에 무게를 두고 접근한 탓에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자동생산에 너무 자신했고, 완전 자율주행 추구에 집착한 나머지 안전 주행은 증명하질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친환경을 필수로 한 미래차, 전기차에 대한 대세를 거를 수 없고, 미국 정부나 산업계에 각별한 주목을 받는 만큼, 지금의 문제는 잘 해결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에서 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래산업으로만 집중한 건 장점이자, 단점이며 파나소닉과 함께 한 탄탄한 배터리 기술력과 양산능력, 자율주행, 슈퍼차저 등 충전그리드까지 사실상 세계 유일한 '올라운드 플레이어' 역할을 했다”며 “전기차뿐 아니라 ESS 후속 사업까지 정착된 만큼, 자금난이 해결된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극복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최근 실적 부진 등 고전을 거듭 중인 테슬라가 위기를 돌파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2년 내 100억달러(약 10조8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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