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세계 카메라 출하량이 30% 가까이 급감했다.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카메라 산업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림푸스가 중국 공장 철수를 결정했다. 카메라 업계는 생산 라인을 조정하고 고부가 제품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하는 등 수요 감소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8일 일본 사진영상기기연합(CIPA)에 따르면 1분기 세계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은 전년 대비 27%나 감소했다.
올해 3월 생산량은 전년 대비 73.8% 수준에 불과한 167만7150대를 기록했다. 1월과 2월 출하량도 각각 134만492대(71.8%), 134만995대(73.4%)로 70% 선에 그쳤다.
카메라 시장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뛰어난 카메라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일반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림푸스가 지난 7일 중국 선전 공장 조업을 중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선전 공장은 1992년 2억달러를 투입해 마련한 생산 시설로, 26년 만에 폐쇄가 결정됐다. 올림푸스는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감소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폐쇄 이유를 설명했다. 올림푸스는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내 광저우와 선전에 공장을 운영했지만 이제는 베트남 공장에서만 생산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니콘도 중국 우시 생산 공장을 폐쇄했다. 카메라 업계에서는 과거 적극 늘리던 생산 공장을 줄이는 것이 다반사가 됐다.
업계는 생산 라인을 조정해 비용을 줄이고,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요 감소에 대응한다.
카메라 업계는 전략 차원에서 렌즈 일체형 카메라(콤팩트카메라·하이엔드카메라) 비중을 줄이는 추세다. 스마트폰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렌즈 일체형 카메라 출하량은 하락폭이 50%에 육박했다. 1월부터 3월까지 각각 66만5137대(64.6%), 54만2981대(55.3%), 70만5436대(56.9%)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미러리스, DSLR 등 렌즈교환식 카메라 출하량 하락세는 대체로 적었다. 올해 1월 출하량은 67만5355대(80.6%) 수준으로 주춤했지만 2월과 3월은 각각 79만8014대(94.6%), 97만1714대(94.1%)로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카메라 제조사가 DSLR와 미러리스 카메라 같은 프리미엄 제품군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카메라 소비자 수요도 스마트폰 카메라 품질 이상을 구현하는 고기능성 제품으로 옮겨갔다. 렌즈교환식 카메라 역시 느리지만 수요는 감소하는 만큼 차세대 먹거리 아이템을 찾아야만 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학 기술을 활용해 의료기기와 각종 정밀 장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카메라 시장 축소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카메라 사업에서는 풀프레임과 4K 고화질 동영상 촬영 등 고급화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세계 디지털카메라 출하량(단위:대)
(자료 : 일본 사진영상기기연합)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