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수일내 결정"...판문점 논의 속 '한반도 운전자론' 탄력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조만간 결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마주 앉아 '세기의 담판'을 짓는다는 점에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회담장으로 '판문점'이 가장 유력하게 꼽히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탄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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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우리는 지금 회담을 준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회담 장소와 날짜가 며칠 안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트럼프도 직접 트위터에 “(판문점은) 한반도 분단의 현장이기 때문에 일이 잘된다면 제3국에서 개최하는 것보다 엄청난 기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경호와 보안 측면에서도 미국과 북한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장소로 판문점이 가장 최적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파격적인 후보지로는 평양이 거론되고 있지만 백악관에서 연일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역시 “평양은 후보지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북미정상회담으로 장소로 판문점이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이미 앞서 남북정상회담에서 한차례 흥행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크게 부각되는 반면 북미회담 자체의 스포트라이트는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맥락에서 제 3국인 싱가포르와 스위스도 여전히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으로 최종 결정될 경우 우리나라에겐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리적 이점상으로 북미 회담 결과를 곧바로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일 혹은 그 다음날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우리는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보다 강하게 쥘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미회담 결과를 기반으로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협력과 지지를 이끌어 낸다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방북길에 올랐다. 이번 방문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왕이 국무위원은 오는 3일까지 평양에 머무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한 측의 설명과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비핵화·평화체제 등의 문제와 관련한 북중 간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왕이 국무위원은 북한을 상대로 중국을 포함하는 4자회담 개최 등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설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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