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말 또는 6월 초 열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무기 폐기를 위해 신속한 행동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료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WSJ는 북한의 핵 폐기 속도와 제재 완화의 시간표가 북미정상회담의 두 가지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 대가로 상당한 수준 제재 완화를 허락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힐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상당부분 폐기하기 전까지 제재 완화 같은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신속하게 행동하고자 한다면 (보상은) 무제한일 것”이라면서 “모든 종류의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보도는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결정서를 채택했다는 사실이 21일 알려진 이후에 나왔다.
북한의 결정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다만 22일에는 “북한에 관한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먼 길이 남아 있다”면서 “어쩌면 일이 잘 해결될 수도 있고 어쩌면 안 그럴 수도 있다. 오직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WSJ는 북한의 결정서 채택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암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WSJ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부활절 주말에 평양을 극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상대로 최대 몇 년이 걸릴 수 있는 시간표에 따라 양측이 함께 양보하는 내용의 단계적 합의를 제시했다고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소식통이 밝혔다.
북핵 특사를 역임한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교수는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그건 내딛기에 너무나 큰 발걸음”이라면서 “성공적 결과는 발판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