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8년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규칙으로 낙점한 방식은 무기명(generic) 블록경매의 하나인 '클락 경매(Clock Auction)'다.
무기명 블록경매는 주파수 파편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동시오름입찰(SMRA)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0년 전후 도입되기 시작했다. 넓은 대역을 공급할 때 사업자가 필요한 위치에서 원하는 양을 광대역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방식은 해외에서 사용한 'CCA(Combinatorial Clock Auction)' 'CMRA(Combinatorial Multi-Round Auction)'와 큰 틀에서는 같지만 세부 방식은 단순하고 이해가 쉽다.
일반 무기명 경매방식 특징대로 과기정통부는 경매에 내놓을 주파수 대역과 블록 수만 결정했다. 블록 수(주파수 양)와 위치는 각각 1단계, 2단계에서 경쟁을 통해 결정하는 구조다.
경매에서는 3.5㎓ 대역에서 10㎒ 폭씩 28개 블록, 28㎓ 대역에서 100㎒ 폭씩 24개 블록이 입찰 대상이다.
3.5㎓를 예로 들면 1단계에서 3개 이동통신사가 각각 10개씩 30개로 요청한 블록 수가 공급량(28개)보다 많으면 다음 라운드가 진행된다.
과기정통부가 최저경쟁가격과 입찰증분을 기반으로 다음 라운드 입찰가(블록당 가격)를 정한다. 해당 입찰가를 보고 이통 3사는 처음 요청한 블록 수를 계속 고수할지 아니면 블록 수를 조정할지 결정한다. 여러 라운드를 진행, 블록 수와 이통 3사 수요가 28개로 같아지면(초과 수요가 없으면) 1단계가 마무리된다.
각 라운드 종료 이후 전체 초과 수요 양이 정확히 얼마인지를 공지할지 아니면 수요 초과 여부만 공지할지는 검토 중이다. CCA 방식의 경우 라운드마다 전체 입찰 수량을 공시한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여러 변수가 많기 때문에 최종 방식에 대해선 논의 중”이라면서 “불확실성이 큰 상태에서 경매가 진행되는 일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2단계에서는 밀봉입찰을 통해 위치를 결정한다. 이통사별로 각 위치에 대한 가격을 제시한다. 가령 한 이통사는 필요에 따라 A 위치에 0원, B 위치에 0원, C 위치에 2000억원을 제시할 수 있다. 3개 이통사가 제시한 위치별 가격을 더해 최고가 조합이 최종 위치로 결정된다.
위치에 대한 경쟁도 블록 수(주파수 양) 못지않게 치열할 전망이다. 3.5㎓ 대역 왼쪽 대역은 공공 주파수와 간섭 이슈로 20㎒ 폭 할당을 유보했다. 이통사가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
중간 대역은 간섭 이슈가 적지만 확장 가능성도 없다. 반면에 오른쪽 대역은 향후 3.7~4.2㎓ 대역으로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다. 현재 위성 서비스에 사용하는 대역이라 회수 재배치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트래픽 등을 감안, 최대한 확장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게 과기정통부 입장이다.
이통사는 확장 가능성뿐만 아니라 파동 주기 겹침 현상인 고조파(Harmonics)도 염두에 두고 있다. 3.5㎓ 대역에서는 이통 3사가 1.8㎓에서 쓰는 2G나 LTE 주파수에 의해 고조파가 발생하는 대역이 존재한다.
이통사별로 고조파 심각성을 어느 정도로 판단할지가 위치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