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자리 정책, 현장을 살펴야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이 2개월 연속 10만명대에 그쳤다. 취업자 수가 두 달 연속 10만명대 증가에 그친 것은 2016년 4∼5월에 이어 23개월 만이다. 지난 2월에는 취업자가 10만4000명에 그치며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지난달 125만7000명으로 3개월째 100만명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3월 기준으로 2001년에 이어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민감한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3월 기준으로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처하며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마련한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결과다. 각종 일자리 정책이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최저 임금 인상, 노동 시간 단축 등 노동 개혁 정책이 일자리 위축을 가져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은 인구 증가 폭이 줄었고, 지난해 3월 취업자 증가 폭이 46만3000명에 달해 기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용 지표가 사상 최악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일자리 정책의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통령 업무 지시 1호로 탄생한 일자리위원회의 역할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단기 효과를 노린 정책마저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근본 개선 정책은 실종되다시피 했다. 정부 재정에 기댄 임시방편 대응책만 있고, 민간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서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정책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정부가 산업계에 손을 내밀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온다. 창업에서 나온다. 창업할 수 없는 환경,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면 일자리는 늘릴 수 없다.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부작용도 크다.

인위의 단기성 재정 투입이 끝난 이후 '일자리 절벽'에 맞닥뜨리면 그땐 정말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 직면한다. 규제를 풀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기본 해결책이다. 공공이 아닌 민간에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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