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가 한국지엠 노사 합의의 분수령이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결과에 따라 파업 추진을 결정한다. 또 한국지엠 노사는 이번 주 중으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제8차 교섭 갖고서 '회생' 또는 '부도' 갈림길에서 방향을 정하게 된다.
10일 한국지엠 노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결렬됐던 임단협 교섭이 이번 주 중 열린다. 노사는 제8차 교섭을 위한 세부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양측은 여전히 완강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측은 자녀 학자금 3년 간 유보, 연차 수당 축소 등 약 1000억원 규모 복리후생비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노조 측은 △출자전환 시 1인당 3000만원 가량의 주식 배분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향후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신차 투입 로드맵 제시 등 '장기발전 전망' 요구조건 21개를 임단협 합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다.
지난달 30일 제7차 교섭이 결렬되면서 한국지엠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파업권'을 행사한 것이다. 지난 9일 열린 중노위 제1차 쟁의조정 회의에서도 한국지엠 노사는 극명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중노위는 노사가 합의점을 찾기는 어렵다고 보고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입장을 다시 정리하라고 권고했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이미 사측에서 제시한 임금 동결, 성과급 미지급에 대해서는 동의했다”면서 “단순히 복지비용 1000억원 추가 삭감에 대한 비동의가 아니라, 사측에서 한국지엠 노동자, 협력사, 가족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 노조는 고용권 보장을 촉구하며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노조는 오는 11일 열리는 제2차 중노위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12일 조합원 찬판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한국지엠 노사가 중노위 2차 회의와 제8차 임단협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노조가 파업을 실시하면 당초 GM 본사가 정한 데드라인이 20일까지 자구안 마련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GM 본사와 정부로부터 투자 및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사 모두 회사가 살아나는 방안을 원한다”면서 “원만한 합의를 통해 자구안을 마련하고, 신차 배정, 신규 투자 등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GM 측은 실사가 끝날 때까지 신차배정을 유보했다. 산업은행 실사단은 이번 달 안으로 가급적 실사를 종료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실사단과 GM은 업무 지원비 공개 등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사단은 GM 본사와 한국지엠 사이에 오간 업무 지원비를 GM의 다른 해외 사업장 업무 지원비와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했다.
GM 측은 해외 사업장 내부 자료 제출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입장이다. 해당 자료를 받기 위해서는 미국 GM 본사로 직접 찾아가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조율을 위해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은 실사 자료 제출 범위 등에 관한 본사 입장을 가지고 조만간 한국을 다시 찾을 예정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