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카셰어링 플랫폼 만든다...제조업 넘어 서비스로 기회 확대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완성차 제조업을 넘어 카셰어링 플랫폼 방식의 새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이 서비스를 우선 신차 출시에 맞춰 진행해 온 장·단기 시승 체험에 적용할 예정이다. 시간·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많은 잠재 고객이 신차를 경험하도록 유도, 차량 판매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무인·공유경제 개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 차원에서 '서비스형자동차'(CaaS) 시대에 대비한다는 접근법이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픈 시승 카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을 마치고 연내 해외 24개국 판매망에 도입하기로 했다. 이 플랫폼은 현대오토에버 등 복수의 계열사와 협력사가 함께 참여해 개발됐다. 자체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후 하반기부터 미국, 유럽, 대만 등 해외 24개국 영업망에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이후 서비스 성과에 따라 50여개 국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내는 탄탄한 영업망을 감안해 단기간 내 서비스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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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모빌리티 서비스 브랜드 '위블(WiBLE)'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모습.

서비스는 신차 체험에 우선 활용된다. 지금까지 시승 서비스는 홈페이지 또는 전국 대리점에 시승을 신청한 후 영업사원을 통해 신차를 소개받아 시승하거나 별도 행사를 통해야 했다. 그러나 이 서비스를 도입하면 영업사원 도움 없이도 24시간 365일, 언제 어디서나 신차를 빌려 타고 반납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키를 생성하고, 차량 단말기에 인식시켜서 사용자 인증을 받아 차량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심야나 주말에도 이용자는 번거롭게 자동차 열쇠를 전달받을 필요 없이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면 시승 차량 예약과 차량 도어를 열고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기아차는 해외 시승 서비스 '핸즈온'에 적용, 이용하게 할 방침이다.

현대차 협력사 관계자는 “시승을 체험한 잠재 고객이 신차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카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궁극으로는 단순 시승뿐만 아니라 일부 유료요금이 적용된 장단기 차량 공유 서비스까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현대차가 앞으로 카셰어링을 포함, 다양한 자동차 관련 서비스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자동차는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 산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카셰어링 시장은 연평균 100%의 고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20~30대 젊은 층이 주 이용자다. 자동차를 구매해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고 빌려 쓰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오면 차량 공유 개념은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물론 BMW, 벤츠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모두 CaaS 개념의 서비스 산업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현대차가 도입키로 한 카모빌리티 플랫폼은 앞으로의 카셰어링과 다양한 서비스 산업 확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현재 카모빌리티 플랫폼 개발 단계”라면서 “자세한 서비스 전략은 아직까지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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