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제주항공 대표 “원가경쟁력 앞세운 경영전략 유지…내년 B737-맥스 도입”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지금까지 제주항공 성장을 이끌어온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경영전략을 유지한다. 장거리 노선 개척, 와이드 바디(중장거리) 항공기 도입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보다는 비용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 내년 후반기에는 연료효율성이 뛰어난 보잉737-MAX(B737-맥스)를 도입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노선을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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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대표는 29일 서울 공항동 메이필드호텔에서 취임 이후 첫 번째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전략에 대해 밝혔다. (제공=제주항공)

이석주 대표는 29일 서울 공항동 메이필드호텔에서 취임 이후 첫 번째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에 충실하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면서 “당분간 B737-800 단일 기종 운항을 유지하고, 고객에게 낮은 운임으로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내·외 경쟁 LCC들이 중대형 기재를 도입하고, 중장거리 노선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실제 지난 3년 간 장거리 사업모델을 실험 중인 LCC 중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진에어가 B777-200을 도입해 '인천~하와이' 노선 등에 투입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큰 도움이 안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제주항공은 큰 비행기로 한 번 운항할 것보다 작은 비행기로 자주 운항해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어떤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LCC 원가경쟁력은 안전하고 저비용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에 무리한 기단 확대나 노선 다변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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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하는 제주항공 항공기 (제공=제주항공)

다만 이 대표는 중거리 노선 진출을 위해 내년 하반기 B737-맥스를 도입한다. 기존 B737과 같은 급 기종이지만, 연료효율성이 높아서 2시간 가량 더 멀리 운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신규 노선 취항이 가능하다. 또 지방공항을 활용한 국제노선 운항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인천, 김포 등 주요 공항은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포화됐기 때문이다. 앞서 올 하계 신규 취항 계획에 무안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오사카, 방콕, 다낭 노선을 신설했다.

이 대표는 회사 근간이 되는 제주도발 국제선 취항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현재 제주항공은 제주발 부정기편을 일부 운항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연말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만나 제주발 국제선 정기편 취항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경영전략을 밝히면서 재무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저유가가 유지되면서 항공업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내년부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16'이 도입되면 항공기 리스비용이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으로 구분돼 부채비율이 급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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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대표는 29일 서울 공항동 메이필드호텔에서 취임 이후 첫 번째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전략에 대해 밝혔다. (제공=제주항공)

이 대표는 “재무적인 면에서는 올해, 중장기 비전을 내지 않고, 겸손하게 가자고 정했다”면서 “IFRS16 도입에 따른 파장의 경우 이미 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장에 재무안전성에 타격이 갈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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