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기업 발굴 육성 '액셀러레이터'에 꽂힌 성공벤처 CEO

이택경, 이재웅, 류중희, 권도균, 유현오, 전화성 등 벤처 신화를 일군 선배 창업자 액셀러레이터가 벤처 생태계 조성에 일익을 담당한다. 벤처캐피털(VC) 설립 등 재무 투자보다 직접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며 기업가 정신과 추가 성장 동력을 전수하는 형태다. 자신의 성공 분야는 물론 블록체인, 소셜벤처,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니셔티브를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영역에서 이뤄진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액셀러레이터 제도 도입 이후 선배 창업자가 설립한 액셀러레이터 등록이 줄을 잇고 있다.

3월 현재 중기부에 등록을 마친 액셀러레이터 73개사 가운데 11개사는 투자회수(EXIT)에 성공했거나 상장한 창업자가 설립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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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지난달 말 이니시스 창업자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프라이머 시즌5를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하고 중기부에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마쳤다. 프라이머 관계자는 “시즌4까지는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됐지만 시즌5부터는 액셀러레이터 등록제 도입 이후 세제 혜택뿐만 아니라 법인 자격 개인투자조합 결성이 가능해졌다”면서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창업·벤처 전문 사모펀드(PEF)를 결성하기 위한 인가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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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경 대표

다음 창업자 출신 이택경 대표도 지난해 말 매쉬업엔젤스를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했다. 이 대표는 다음 창업의 경험을 살려 인터넷, 소프트웨어(SW), 모바일, 커머스 등 포털 사이트처럼 일반 이용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의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최근 이영일 컴투스 창업자를 파트너로 영입하며 게임 분야까지 영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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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오대표

'하유미팩'으로 명성을 떨친 제닉 창업자 유현오 대표는 대학에서 기업 발굴에 나섰다. 유 대표는 한양대기술지주회사 사장으로 취임해 지난 1월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마쳤다. 유 대표의 강점인 화장품 등 코스메틱 분야뿐만 아니라 AI 등 대학 내 연구기술 이전 사업화를 통한 성공 사례를 찾고 있다.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는 “창업자가 단순 투자보다 기업 육성과 발굴에 관심을 두는 주된 이유는 과거 창업 경험을 살려 후배를 도울 수 있고,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기업가 정신도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퓨처플레이, 소풍은 특정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한다. 퓨처플레이와 소풍 두 회사 모두 액셀러레이터 등록제 도입 이전부터 각각 기술 기반 팀 빌딩 액셀러레이터, 소셜벤처 전문 액셀러레이터로 활동했다. 퓨처플레이는 올라웍스 창업자 류중희 대표, 소풍은 다음 창업자 이재웅 대표가 각각 설립한 회사다. 퓨처플레이는 최근 블록체인 전문 액셀러레이터 파운데이션엑스를 자회사로 설립,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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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희 대표

소풍은 사회에 신선한 영향을 미치면서도 혁신 기술을 갖춘 소셜벤처 기업 발굴에 한창이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최근 소셜벤처기업에 성장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신기술금융사 옐로우독까지 설립했다.

한상엽 소풍 대표는 “벤처투자 관심이 커지면서 소셜벤처도 주목받고 있다”면서 “소셜벤처뿐만 아니라 임팩트투자, 사회성과연계채권(SIB) 등 사회에 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 발굴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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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성 텔레스타 대표

별도의 투자법인 없이 자기자본을 투자해서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전화성 씨엔씨테크 대표는 “자기자본을 통해 유망 푸드테크 기업 중심으로 투자에 나섰다”면서 “자체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추가 성장까지 돕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단위의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도 활발하다. 카카오는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을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했다. 메디톡스도 최근 설립한 VC 메디톡스벤처투자를 통해 기업 발굴·육성에 나섰다. 코스피 상장사인 코맥스와 선보그룹도 창업주 2세가 설립한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추가 성장 동력 발굴에 들어갔다.

액셀러레이터가 늘어난 이유는 유망 기업 발굴뿐만 아니라 세제 혜택, 다양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액셀러레이터는 개인투자조합 출자가 가능해졌다. 퓨처플레이, 소풍을 비롯해 VC 등 아직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도 중기부 등록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혜택이 늘면서 일부 부적격 투자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액셀러레이터 H사는 최근 스타트업 지분 편취 혐의로 등록이 취소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액셀러레이터가 늘고 있는 만큼 상반기 중에 액셀러레이터 공시 등 건전성 관리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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