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사용자 스마트폰 통화기록과 문자내역을 수집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제 3자에 의한 정보 유출에 이어 페이스북이 직접 사용자 정보를 무단 수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영문 IT매체 아르스테크니카는 25일 일부 페이스북 이용자 안드로이드폰에서 수년에 걸쳐 통화, 문자 내역이 페이스북 데이터 파일로 저장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화번호, 사용자 이름, 통화시간, 문자기록 등 정보가 이용자 동의 없이 수집됐다. 전화번호, 이름, 통화 시간, 문자 기록 등이 포함됐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정보수집이 콘택트 임포트(Contact Import, 접촉해 당겨오기) 기능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페이스북 메신저나 페이스북 라이트(Lite)를 쓰는 사용자가 동의해야 연락처 업로드 등이 활성화 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제3자에 공유되는 데이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 옵션은 2015년부터 제공됐다. 메신저는 전원을 켜거나 '자세히 알아보기' 또는 '지금은 아니요'를 선택할 수 있고 페이스북 라이트에는 '건너뛰기' 옵션이 존재한다.
페이스북이 해명했지만 후폭풍은 거세다. 페이스북은 최근 영국 데이터 분석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5000만명의 사용자 정보를 도용해 2016년 미국 대선 등 선거에 활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곤경에 빠진 상태였다.
당장 웹상에서 '페이스북 지우기(#deletefacebook)' 운동이 거세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3일 자신이 경영하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 각각 페이지는 팔로워가 260만명에 달했다.
파이어폭스 개발사 모질라,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페이스북 광고를 중단한다. 스피커 업체 소노스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트위터 광고를 일주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유니레버, 프록터앤드갬블(P&G) 등 3000여개 기업이 소속돼 있는 영국광고주협회(ISBA)는 페이스북 경영진을 직접 만나 해명을 들은 뒤 광고 철회 등 추가 조치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올린 전체 매출 406억달러 중 98%에 달하는 399억달러(약 43조원)가 디지털 광고에서 나왔다. 광고가 줄면 페이스북은 적잖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공개사과에 나섰다. 페이스북은 저커버그 CEO 사인이 담긴 사과문을 25일 미국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해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 선데이 타임스, 옵서버, 선데이 미러, 선데이 익스프레스에 게시했다.
페이스북은 사과문에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같은 정치 컨설팅 회사가 수천만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아 신뢰를 저버렸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